“라팔 구매 최종 확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
유럽을 순방 중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바스티유 데이’(7월14일)에 맞춰 프랑스를 방문해 극진한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바스티유 데이는 1789년 7월14일 당시 루이 16세 국왕의 실정에 불만을 품은 파리 시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인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함으로 프랑스 대혁명의 막이 오른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매체 등에 따르면 수비안토 대통령은 바스티유 데이 당일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란히 연단에 앉아 대규모 열병식을 참관한다. 이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수비안토 대통령을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는 바스티유 데이에 외국 정상을 주빈(主賓)으로 초청해 융숭한 대접을 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수비안토 대통령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이 주빈 자리를 거쳤다.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 바스티유 데이의 주빈국으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것은 이른바 ‘라팔 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980∼1990년대 프랑스 항공사 닷소에 의해 개발된 라팔 전투기는 21세기 들어 프랑스 해군과 공군에 배치되며 프랑스군의 주력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해외 수출 실적은 좋지 않았다. 2002년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 당시 미국산 F-15에게, 또 2007년 모로코의 전투기 구매 당시 미국산 F-16에게 각각 패배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자 프랑스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라팔을 외국에 홍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나섰다.
그 덕분인지 2010년대 들어 라팔은 세계 무기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인도, 이집트, 카타르, 그리스, 크로아티아,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 등이 프랑스와 라팔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이미 실천에 배치했거나 앞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도 이른바 ‘라팔 클럽’의 일원이다. 2022년 6대를 시작으로 총 42대 도입 계약을 마친 상태다. 다만 라팔이 인도네시아군에 인도되는 시점은 오는 2026년부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겨났다. 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 당시 파키스탄 공군이 보유한 중국산 J-10 전투기가 인도 공군의 라팔을 격추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와 인도 정부는 공식 부인했으나, 라팔보다 단가가 훨씬 싼 것으로 알려진 J-10이 성능 면에서 라팔에 앞서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급속히 확산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로이터 통신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라팔 도입을 취소하고 대신 중국에서 J-10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로선 위기감을 느낄 법한 대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수비안토 대통령의 바스티유 데이 주빈 초청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마음을 꽉 붙들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열병식에는 주빈국인 인도네시아 군대 약 500명도 참여한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큰 영광”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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