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젤스’ 인수
“연말 이전 ‘AI헬스코치’ 출시” 예고
지난 10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갤럭시 테크 포럼’에선 디지털 헬스의 미래에 대한 심층 토론이 이뤄졌다. 맥셰리 최고경영자(CEO)는 “의사는 지난주에 본 환자가 약은 잘 챙겨 먹고 있는지, 하루에 5000보씩 걷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다 챙길 순 없다”면서도 “(환자의 평소 생체 데이터를) 의사가 확인할 수 있다면 환자가 병원을 따로 방문하지 않아도 처방을 잘 따르고 있는지, 해당 처방이 알맞은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스는 삼성이 최근 인수한 미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회사다. 젤스가 제공하는 플랫폼은 의료진이 환자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환자에게 처방·추천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젤스와 협력을 맺은 병원의 의사는 당뇨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는 기간에도 혈당, 생활습관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 파트너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추천하고, 앱을 통해 환자의 혈당 변화·식이 조절·운동 기록 등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업계에선 삼성과 젤스의 시너지 효과가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 삼성은 갤럭시 스마트폰, 워치, 링과 같은 제품으로 수집한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자사 플랫폼 ‘삼성 헬스’로 분석해 개인이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유도했다. 그런데 이번 젤스 인수로 일상의 생체 데이터를 전문 의학 지식 기반의 건강 관리에 활용하는 ‘커넥티드 케어’를 실천하게 된 것이다. 삼성 헬스의 데이터는 사용자의 동의 없인 젤스 또는 의료기관에 공유되지 않는다.
박헌수(사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장은 “오늘이 디지털 헬스케어가 뒤바뀐 날”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삼성과 젤스의 협력을 19세기 말 20세기 초 미국의 경제 혁명기 시절 구축된 고속도로, 다리 등에 비유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배경, 인프라가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하나의 기업, 한 개의 조직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10년 뒤 이날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때 이 다리를 만들었지’라고 떠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젤스 인수는 연말에 마무리된다. 박 팀장은 삼성이 그전에 미국에서 ‘인공지능(AI) 헬스코치’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며 커넥티드 케어를 강화할 것을 예고했다. 박 팀장은 AI 헬스코치에 대해 “의사의 지침을 사용자가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라며 “삼성 헬스 앱에 챗봇 형태로 탑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격 의료 관련 규제나 환경이 비교적 유연한 미국에서 먼저 선보이고, 한국 출시는 차차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팀장은 AI 헬스코치 국내 출시에 의료계가 반발할 가능성에 대해선 “AI 헬스코치는 진단과 치료의 영역이 아니다. 건강에 어떤 경고 신호가 발생하면 알려주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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