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구치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의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가운데, 서울구치소 독방에 에어컨이 설치돼있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0일 새벽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되자 스레드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울구치소 전화번호와 팩스, 이메일 주소 등의 연락처를 공유했다. 이들은 서울구치소에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방에 에어컨을 제공하는 등 구치소 내 생활 여건 개선을 해달라는 항의성 전화와 민원을 이어갔다.
이들은 온라인에 “윤 전 대통령께서 이 더위에 에어컨 없는 3평 남짓한 구치소에 계신다. 윤 전 대통령께서 조금이라도 괜찮은 환경에 계실 수 있도록 에어컨 설치 민원 넣어달라”,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밀폐된 환경 속에 장시간 수용된 구치소 수용자들에게 단순히 선풍기만 가동하는 수준의 대응은 명백한 인권 침해이자 생명권 위협이다” 등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팩스 송신 방법을 안내했다. 그는 “이런 폭염에 에어컨 없는 독방에 가둔다? 정치 보복성 인권 탄압이다. 강하게 반발해야 한다”며 “간단하지만 압박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 실질적인 것에 화력 모아서 규탄하자”고 했다.
그가 공유한 팩스에는 “이번 정치 보복성 구속을 우리는 반드시 국제사회에 알릴 것이고 서울구치소에서 인권 탄압, 정치 보복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을 계속해서 알릴 것이다. 마지막 기회 줄 때 시정하라”라고 돼 있다.
서울구치소 쪽은 일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화와 팩스로 에어컨 설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구치소 내 시설, 설비는 보안사항’이라고 응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새벽 2시쯤 구속 영장이 발부돼 약 124일 만에 서울구치소에 재입소했다. 수용 번호는 '3617'이며, 에어컨 없이 소형 선풍기만 있는 2평대 독방에 수용됐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이 구금됐던 3평대 구치소 방보다 좁은 독방이다. 구치소 내 과밀 수용 문제가 심각해 좁은 독방을 배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의료동을 제외한 일반 사동에 에어컨이 따로 구비돼 있지 않다. 시설노후화에 따른 전력 문제로 추가 냉방시설 설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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