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물류센터 운영, 사내 협업, 광고 제작 등 전방위에 걸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가 일하는 방식은 물론, 상품을 관리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AI를 물류의 전 과정에 도입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고객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수요를 예측한 뒤, 이를 기반으로 상품을 전국 각지의 풀필먼트센터에 미리 분산 배치한다. 이 덕분에 주문이 접수되면 바로 출고가 가능하다.
AI는 매일 피킹(집품) 동선을 학습해 작업자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고, 상품 크기별로 포장 방식을 맞춤화하거나 불필요한 포장을 생략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다.
출고된 상품은 전국 수십 개의 배송기지(캠프)로 이동한다. 쿠팡의 AI는 주문 접수 순간부터 고객 주소를 분석해, 각 쿠팡카의 어느 섹션에 어떤 상품을 실을지까지 미리 계산한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물류 전반의 ‘초정밀’ 최적화를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사내 협업 효율화를 위해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 서비스 ‘촤비스(Choavis)’를 사내 메신저인 슬랙(Slack)에 연동해 번역, 요약, 자동 응답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촤비스는 글로벌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해 슬랙 메시지를 자동 번역하거나, 대화 스레드를 요약해 직원들이 빠르게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시스템 장애 발생 시에는 영향을 자동 분석해 임팩트를 정리하고, 후속 대응 프로세스까지 안내하는 기능도 갖췄다. 실시간 대응 체계의 효율성과 신속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컬리는 지난 5월 김포와 평택 물류센터에 AI 기반 자동 선별기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신선식품 검수의 정확도와 속도가 대폭 향상됐다. 기존의 육안 검품에서 발생하던 편차를 줄이고 품질 관리를 더욱 정밀하게 만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품 추천과 진열 방식에도 AI가 폭넓게 활용된다. 컬리 앱에 노출되는 ‘컬렉션’은 주제만 입력하면 AI가 관련 상품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배치한다. 과거에는 MD가 하나하나 상품을 수동으로 선택해야 했던 업무가 대폭 간소화됐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는 배너도 AI가 자동 제작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MD가 문구와 디자인을 선택하면, AI가 이를 반영해 바로 사용 가능한 배너를 제작해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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