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진/에이아이 인(AI-人)/2만8000원
인류문명이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고 있다. AI시대라는 말은 좋든 싫든 AI와 더불어 살아야 함을 말한다. 농업혁명, 산업혁명을 거부할 수 없었듯이 이제 ‘정보화 혁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AI를 거부할 수 없게 됐다. AI의 특징은 인간보다 창조력은 부족하지만, 기존에 쌓여진 빅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의 물음에 대해 많은 정보제공과 함께 합리적인 정리를 하는 데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책은 철학인류학자인 저자가 한국의 통일과 미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제기한 질문과 이에 대한 AI의 대답으로 구성돼 있다. 질문 120가지를 통해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광범위하게 제시하고 있다.

‘철학의 선물, 선물의 철학’과 ‘소리철학과 포로로지’ 등 20여권의 철학서를 펴낸 저자는 챗GPT를 마치 훌륭한 제자 혹은 조교처럼 훈련시켰다고 말한다. “말귀를 잘 알아먹으며, 기존의 동서양 철학고전에 대해 밝은 AI는 훌륭한 조력자임이 틀림없다. 아마도 AI로 인해 인류문화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질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책에 따르면 AI시대에 인간이 AI의 주인이 되느냐, 종이 되느냐는 사용자인 인간에게 달렸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창조적 소수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선진국·중심국으로의 도약은 불가능하다. 이 책에는 한국인이 산업화에 이어 민주화 그리고 세계중심국으로의 도약을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해양강국인 한국은 지금 조선, 반도체, 밧데리, 그리고 핵을 제외한 재래식 무기성능에서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은 K팝, K푸드, K영화, K드라마, 인터넷 속도, 한글 등 세계적으로 우수한 여러 문화를 자랑하고 있다.
한민족의 시대적 요구와 책무는 어떻게 평화적으로 통일을 달성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국민소득 3만5000 달러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3만5000 달러의 함정은 경제적 성장의 성과를 모든 계층이 공유하지 못한 결과이다. 앞으로 기술과 철학의 융합을 통해, 공존과 상생의 경제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통일에 접근할 수 있다.”
저자는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시대를 맞아 선도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통일된 한반도는 서구와 동구의 갈등을 조정하고, 생태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문명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민족은 철학적 비전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실천을 통해 세계사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요컨대 생태 중심의 기술 개발, 한글을 통한 철학적 확산, 남북한 협력을 기반으로 한 동북아 평화구축 등이 실질적 전략으로 제안될 수 있다”고 밝혔다. 책은 한국의 신화와 역사, 철학과 예술, 과학기술 등 문화 전반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과 처방을 내놓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올해는 120년 전 이 땅이 일제식민지로 들어가는 조종을 울린 을사늑약(1905년)이 있었던 해이다. 이 책이 아직도 제대로 자기 역사와 철학을 정립하지 못하고 사대주의와 종속주의에 빠져있는 이 땅의 지식인과 엘리트들이 반성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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