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 순위와 해외 음원차트를 석권하자 주요 외신도 이같은 돌풍을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 NBC 방송은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한 번도 실제 무대에 오른 적 없는 두 K팝 그룹이 음악 차트를 점령하고 있다”며 ‘케데헌 열풍’을 조명했다. 이 매체는 “애니메이터와 영화 제작진이 K팝 업계의 도움을 받아 탄생시킨 가상 그룹 사자보이즈와 헌트릭스는 이미 글로벌 슈퍼스타가 됐다”고 전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악령들로부터 인간세계를 지키는 인기 걸그룹 헌트릭스와 악령의 부하인 신인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대결을 그린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지난달 20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음악들은 글로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극 중 사자보이즈가 부른 ‘유어 아이돌’은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미국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헌트릭스의 노래 ‘골든’, ‘하우 잇츠 던’ 등도 상위권에 올라있다.
열풍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틱톡에서는 팬들이 영화 속 안무를 따라 추거나 주요 장면에 대한 반응을 공유하는 영상이 수억 뷰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레딧에서는 속편 제작 여부를 둘러싼 추측을 포함해 영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은 NBC 인터뷰에서 이 작품이 원래는 K팝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스토리는 아니었다면서 “처음에는 평범한 악마 사냥꾼 이야기였는데 한국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다가 악마학으로 흘러갔고, 악마 콘셉트가 자연스럽게 K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아이디어를 처음 구상한 9년 전은 BTS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던 시절로 당시 많은 제작사가 K팝을 소재로 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활용할지 한창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누구도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강 감독은 ‘악마 사냥’과 K팝을 결합해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 이를 뮤지컬 형태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발전시켰다.
그는 “작곡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스토리를 진전시키면서 동시에 그 안에 담긴 K팝의 요소를 잃지 않는 것이었다”며 “노래가 전통적인 뮤지컬 느낌이 되면 작곡가들에게 다시 돌려보내며 ‘쿨하고 팝스러운 느낌이 사라졌다’고 말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NBC는 이 같은 제작 일화를 소개하며 “제작진의 노력은 통했고 노래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도 최근 “가상 K팝 밴드가 미국 차트에서 BTS와 블랙핑크를 이겼다”며 열풍을 보도한 바 있다. BBC는 사자보이즈의 스포티파이 미국 차트 1위 소식을 전하며 “블랙핑크와 함께 작업해온 테디, BTS와 협업한 린드그렌 등 정상급 프로듀서들이 제작에 참여했기에 앨범의 성공이 놀라운 일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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