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서 6.2조↑… 주담대 5.1조 차지
“5~6월 늘어난 주택 거래 7~8월에 영향”
금융위, 점검회의 열고 각별한 관리 당부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일부 은행은 이미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6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월(5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우려대로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총 6조2000억원 증가했으며 이 중 5조1000억원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었다. 은행권 주담대는 2023년 3월 증가 전환 이후 2년4개월째 오름세다. 증가폭도 4월 3조7000억원, 5월 4조1000억원 등 확대되는 추세다.
신용 등 은행권 기타대출도 통상 부실채권 정리로 잔액이 감소하는 반기 말인데도 주식투자, 생활자금 수요가 늘면서 오히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2만6000가구, 2월 3만9000가구였다가 3월 5만가구, 4월 4만1000가구, 5월 4만5000가구 등으로 최근 크게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거래량이 4월 주춤했다가 5, 6월에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로 인해 7∼8월까지는 증가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정부 대출 규제 효과는 9월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6·27 대책이 나오기 전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9월까지 가계대출이 늘 것이라고 봤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7월 주택거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은행권에 감축된 총량관리 목표에 따른 각별한 가계부채 관리를 당부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이미 연간 목표치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이 상반기 중 초과한 만큼 하반기 공급량을 줄이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농협은행은 “비가격적 조치 등을 통해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방침을 따르되 대출을 중단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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