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들은 폭염에 그대로 노출”
“냉방 수단은 일정 시간만 작동하는 선풍기뿐”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오늘 저녁이 윤석열이 에어컨 속에서 마지막으로 자는 날”이라며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서울구치소 수용거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아, 수감자들은 한여름 폭염에 그대로 노출된다. 냉방 수단은 일정 시간만 작동하는 선풍기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서울구치소에서 3년 살아봤는데 얼마나 더운지 아느냐”며 “엄청나게 더운데 천장에 조그만 선풍기가 돌아가고 시간이 되면 꺼진다”고 회고했다.
이어 “(더워서) 잘 수 없으니까 같이 붙어 있는 화장실에서 밤낮 물을 떠서 끼얹는데, 교도관이 시끄럽다고 하지 말라 한다. (윤석열도) 당해봐야 한다”며 “여름은 지옥이다. 오늘 저녁에 에어컨을 더블로(두 배로) 틀어 놓으라”고 덧붙였다.

이번 영장심사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 겨울 구속됐던 때와 달리 폭염이 한창인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실제로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은 37도를 웃돌며 7월 상순(1~10일) 기준으로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당시 폭염으로 인한 수면무호흡증과 당뇨병 악화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서울구치소에서 얼린 생수와 선풍기만으로 혹서를 버텼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지난 7일 페이스북에 “100% 구속될 것”이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 비우면 살 만하다. ‘내 집이다’ 생각하고 참회하고 건강하시길”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다시 구속 기로. 9일 오후 영장심사”라며 “7월10일 100% 구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위 공직자 구속 결과가 영장심사 당일보단 하루가 지난 다음 날 새벽쯤 결과가 나오는 경향을 고려한 추측이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내가 서울구치소 2번 살아봐서 안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 비우면 그래도 살 만하다. ‘내 집이다’ 생각하고 참회하면서 건강하시길”이라고도 했다.

특히 ‘2번 살아봐서 안다’는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운동권 출신의 정 의원은 학창시절 서울구치소에 두 차례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수감은 1988년 건국대 공동올림픽 쟁취 및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특별위원회(조통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였고, 두 번째 수감은 1989년 10월13일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으면서였다. 정 의원은 과거 여러 인터뷰에서 자신을 ‘서울구치소 전문가’라고 칭하기도 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는 9일 오후 2시 15분 서울중앙지법에서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영장 발부 여부는 9일 밤늦게나 10일 새벽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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