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가능 AI’로 암 등 해결 도전

“인공지능(AI) 연구가 발전하려면 중요한 건 (공공의) 연구비 펀딩(자금지원)이다. 또 과학기술을 우대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2025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대회’ 참석차 한국을 찾은 미국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 이수인(사진) 교수는 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가진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설명 가능한 AI’(XAI) 연구와 의생명공학 분야에서의 응용을 선도하고 있는 AI석학이다. 2017년 스콧 룬드버그 워싱턴대 교수와 함께 XAI 기술인 샤플리 가산 설명법(SHAP)을 개발했다. 지난해 여성 최초로 삼성호암상 공학상을 받기도 했다.
XAI는 AI가 답을 내놓는 과정에서 블랙박스 같은 내부를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넣었을 때 AI 모델이 어떤 입력값들에 의존해 어떤 경로로 답했는지 설명하고 이해하려 한다. 이 교수는 “XAI는 AI의 실수를 발견하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 힌트를 주는 것”이라며 “복잡한 AI를 단순하게 만드는 게 ‘설명’이기에 산업체도 XAI를 활용하면 중요하지 않은 데이터를 제외하면서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XAI를 활용해 암과 알츠하이머 해결에 도전하고 있다. XAI로 유전자 차원에서 알츠하이머 발병 기작을 설명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치료약을 발견하고자 한다.
그는 국내 AI 연구 환경에 대해 “과학기술 분야를 대하는 문화가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며 “국내 대학 교수인 친구들이 몇 년 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과정에서 굉장히 상처받고 어려워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AI는 콘크리트처럼 확립된 학문, 반도체·통신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단단한 학문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변화·발전하는 학문인 데다 곳곳에서 너무 많이 쓰이고 있다”며 “그렇기에 AI 연구 역량은 국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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