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는 여전히 2021년 가격 못 넘었어요.”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서울 주요 지역들의 집값이 몇 억씩 올랐다며 연일 뉴스기사로 도배되는 가운데 그렇지 않은 서울 지역의 집을 가지고 있는 1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간다. 이들은 무주택자는 아니지만 다른 주요 지역들의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보면 속이 쓰리다. 최근 규제가 발표되며 매수세가 꺾이고 관망세가 나오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호가는 높은 상태이다.
8일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대단지 아파트 SK북한산시티(2004년식·3830세대) 전용면적 84㎡(34평)은 지난 2일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동일면적이 8억9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하락거래되고 있다. 경전철 우이신설선 솔샘역과 붙어있는 이 아파트는 강북구에서 인기 있는 아파트 중 한 곳이다.
도봉구의 상황도 비슷하다.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도봉한신(1995년식·2678세대) 아파트 전용면적 84㎡(31평)은 지난달 28일 5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점이었던 2021년 8월 동일면적이 7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 대비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신아파트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이 아파트는 가격 면에서 여전히 부담이 덜한 편이고, 꾸준히 찾는 수요가 있어 거래도 일정하게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에만 13건이 거래됐다.
서울 중심부에서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1호선 역세권에 위치한 데다 방 3개와 화장실 1개가 딸린 전용 31평 아파트를 5억 원대로 매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이유로 해석된다.

도봉구 창동의 창동주공3단지(1991년식·2856세대) 전용면적 59㎡(24평)은 지난달 27일 6억500만원에 거래됐는데 2021년 8월 9700만원에 거래된 것 대비 전고점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강북구의 아파트 가격상승률은 0.11%로 가격은 올랐지만 마포구(0.85%), 영등포구(0.66%) 등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도봉구(0.08%), 노원구(0.17%)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강북구 미아동에 거주하는 30대 김모 씨는 “같은 서울인데 우리 동네는 계속 제자리”라며 “언젠간 오르겠지 하면서도 강남 가격 보면 현타가 온다”고 토로했다.
해당 지역들이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것은 학군, 교통, 직주근접 측면에서 수요 회복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봉구 방학동의 한 공인중개사 B씨는 “강북·도봉·노원과 비슷한 예산으로 더 나은 교육환경이나 교통망을 갖춘 수도권 일부 지역과 비교되면서 수요가 분산되는 경향도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시기 강남3구의 전용 84㎡ 평균 실거래가는 서초구 31억 원대, 강남구 27억 원대, 송파구 20억 원대로, 강북권 주요 단지들이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출 규제 외에도 하반기에는 정부가 여러 규제 카드를 내밀 것이기 때문에 강남 등의 상승 폭은 둔화될 것”이라며 “노도강, 광명, 의왕 등 지금까지 덜 오른 곳에서 상승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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