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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사제 관계 뛰어넘어 …서로 다른 둘의 무대 큰 의미”

입력 : 2025-07-08 20:18:09 수정 : 2025-07-08 21:48:55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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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수·임윤찬, 12일부터 듀오 공연

브람스·라흐마니노프 등 작품 연주
임 “손 선생님, 인생·음악에 큰 영향
어릴 적부터 숨겨온 곡들 꺼내 선봬
이하느리 편곡 사실 자체로 큰 영광”
손 “제자 이전 동료로서 열정 존경”

“세상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라 하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특히 음악을 할 사람은 신이 선택한다고 믿습니다.”

천재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또래 작곡가 이하느리에 대해 “신이 선택한 음악가”라고 격찬했다. 스승 손민수와 듀오 공연에서 이하느리가 편곡한 슈트라우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연주하는 임윤찬은 8일 서면 인터뷰에서 “정말 마음에 든다. 뛰어난 작곡가인 하느리가 이 곡을 직접 편곡을 해주었다는 그 자체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임윤찬은 “제가 하느리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피아니스트로서도 아주 훌륭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하느리가 어릴 때 라흐마니노프 ‘악흥의 순간’ 4번을 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저와는 비교 안 될 정도로 피아노가 노래하게 만드는 사람이었거든요. 하느리 자체가 좋은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그만큼 피아노를 잘 이해하고 있고 피아노만의 매력을 최대한 살려서 이 곡을 편곡했다고 봐요.”

12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여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오른쪽)과 손민수. 목프로덕션 제공

이번 연주회는 12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이어진다. 12살 때부터 사제지연을 맺은 스승 손민수에 대해 임윤찬은 “어느 것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선생님은 제 인생과 음악 모두 다, 절대적이고도 전반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스승과 듀오 공연에 대해선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동시에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며 “전혀 다른 두 명의 인격체가 만나 많은 시간 고민하고 사투해서 얻어낸 음악 그 자체로 이 연주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 등을 들려준다.

임윤찬은 “어릴 때부터 제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곡들을 지금 꺼냈다”며 “어떤 연주를 하고 싶다기보단 그냥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했다.

이상적인 듀오에 관해서는 아직 결론 내리기 힘들다면서도 조심스레 자기 생각을 들려줬다. “서로 기계적으로 잘 맞기만 하는 듀오는 자칫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는 지루한 연주가 될 수 있어요. 반면에 두 연주자가 각자 에너지와 개성 넘치는 연주를 하지만, 앙상블에 균열이 있다면 듣는 사람이 괴로울 거고요. 결론적으로 아직은 무엇이 이상적인 듀오인지 정의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적어도 알 수 있는 건 피아노가 노래하게 만드는 게 좋은 듀오가 아닐까 싶어요.”

손민수는 애제자에 대해 “무대 밖에서 제게 늘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해주는 존재”라며 “제자이기 이전에, 함께 음악을 사랑하고 나누는 동료로서 그 진심과 열정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윤찬이가 무대 위에서 마치 시간과 공간을 새로이 그려내는 사람처럼 듣는 이들의 호흡을 단숨에 끌어당기는 그 마법 같은 순간들을 참 좋아한다”고 하면서다. 그는 “(윤찬이가) 그런 진정한 자유로움을 만들어내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음악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비우며 몰입하는 그 자세, 음악을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을 기꺼이 내려놓는 그 헌신적인 여정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고도 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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