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에 맞춰
공기 대신 냉각수 분배장치 개발
액체냉각 솔루션 테스트도 진행
2025년 수주액 전년 대비 3배 기대
초대형 냉방기 칠러 제작도 심혈
매출액 2년 내 1조원 달성 목표
“비하드웨어 분야 매출 20% 확대”
인공지능(AI) 수요가 높아질수록 데이터센터를 짓고 확장할 필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에 따라 냉난방공조(HVAC)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시장 성장속도보다 2배 빠르게 이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는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HVAC 솔루션이 적용된 내부 현장을 처음 공개했다. 또 데이터센터향 HVAC 솔루션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수주하고 초대형 냉방기 칠러 매출을 2년 내 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이날 찾은 LG사이언스 파크는 17만여㎡ 부지에 26개 연구동이 들어서 있는 HVAC 솔루션이 집약적으로 적용된 장소다. 지하 기계실에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터보·스크류·흡수식 칠러 3종이 총 8대 있다. 칠러는 냉매를 이용해 물을 차갑게 만드는 장치로, 차가운 물이 건물 내부를 순환하며 열교환기를 통해 건물에 시원한 공기를 공급하고 열을 빼앗아 따뜻해진 물은 다시 칠러로 돌아오는 시스템이다.
바닥공조시스템과 통합관제실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LG사이언스파크 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바닥공조시스템이란 바닥으로부터 사람이 생활하는 높이까지 냉방하는 공조방식으로, 위로 상승할수록 따뜻해진 공기가 천장을 통해 방출된다. 실내를 순환한 공기는 마찬가지로 찬물로 냉각한 뒤 외기와 일부 혼합해 건물 냉방에 재사용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ES사업본부를 독립적으로 출범시켰다. HVAC를 기업간거래(B2B) 핵심 동력이라 판단하고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변화다.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액체냉각 솔루션을 연내 상용화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하겠다”며 “이를 발판으로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LG전자가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솔루션에 적용하려는 핵심 장비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이다. CDU는 펌프로 찬물을 내보내 90∼110도까지 온도가 상승하는 칩을 냉각한 뒤 뜨거워진 물은 열교환기 등을 통해 다시 찬물로 식히는 제품이다. 최근 출시된 칩은 점점 발열량이 많아 액체 냉각 방식으로 칩을 직접 식히면 가정용 에어컨과 유사한 공기 냉각 방식보다 효율이 높다.
LG전자는 액체 냉각 솔루션과 칠러를 이용한 공기 냉각 솔루션을 모두 보유해 고객사 수요에 모두 대응 가능하다. 올해 초부터 경기 평택시 칠러 공장에서 AI 데이터센터 전용 냉각 솔루션 성능 향상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협업해 액체냉각 기술 검증도 진행 중이다.
초대형 냉방기 칠러는 데이터센터와 대형 건물 등 B2B 영역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2027년 120억달러(16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칠러 시장에서 2년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판매, 유지·보수 전 부문을 아우르는 가치사슬도 구축했다. 향후 ES사업본부 전체 매출에서 건물 통합관리 솔루션, 유지·보수 등 비하드웨어 분야 매출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AI를 활용해 전력 사용량을 정밀 분석하고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 분야도 인수하는 등 HVAC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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