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다·리처드슨 등 몸짓에 갈채
20년 만에 열린 로열발레 내한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무대는 ‘마농’과 ‘애프터 더 레인’, ‘해적’이었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지난 5∼6일 열린 ‘퍼스트 갈라’는 로열발레가 전막 작품 공연을 보고싶어했던 한국 팬에게 “응축된 정수를 보여주겠다”(케빈 오헤어 예술감독)고 다짐한 무대였다. 실제 무대에선 역사·전통과 실력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상급 발레단으로서 ‘백조의 호수’, ‘지젤’, ‘돈키호테’ 등 고전 레퍼토리의 가장 유명한 파드되를 빠짐없이 보여줬다. 아울러 자신들의 단원이기도 한 안무가 조슈아 융커 작품인 ‘스펠스’같은 컨템퍼러리도 다양하게 선보이며 프레더릭 애슈턴·케네스 맥밀런 등 걸출한 안무가와 마고 폰테인, 루돌프 누레예프 등의 전설적 무용수를 배출한 로열발레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총 4회 공연에서 한 작품을 서로 다른 무용수가 선보이는 과정에서 로열발레는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두터운 무용수 라인업을 과시했다. 수석무용수는 물론 모든 단원이 빼어난 춤을 객석에 선사했다.
6일 낮 공연 1부에서 가장 강렬한 무대는 아카네 다카다, 캘빈 리처드슨의 ‘마농’ 1막 파드되였다. 10여년간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 다카다는 지난해 수석으로 승급한 리처드슨을 리드하며 두 연인의 감정이 뜨거워지는 순간을 뜨거운 춤으로 보여줬다.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로열발레가 초연한 케네스 맥밀런 작품이 가진 매력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2부에선 현대 음악가 아르보 패르트 ‘거울 속의 거울’을 배경으로 2001년 로잔 콩쿠르 금상 수상 후 로열발레에 입단한 료이치 히라노와 신예 스미나 사사키의 ‘애프터 더 레인’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공연의 피날레는 로열발레의 새로운 간판스타인 후미 가네코와 바딤 문타기로프가 ‘해적’ 파드되로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각광받는 가네코는 정상급 무용수다운 연기와 춤, 고난도 회전으로 갈채를 받았다. 문타기로프 역시 남자 무용수 실력을 비교할 때 많이 언급되는 이 춤에서 엄청난 근력과 균형감각, 표현력으로 로열발레를 대표하는 발레리노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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