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기부액 2억4000만원 달해
구순을 앞둔 할머니가 평생 폐지와 고철 등을 주워 모은 재산을 또다시 고향 장학금으로 내놓으며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8일 전북 정읍시에 따르면 울산에 거주하는 박순덕(89) 할머니는 전날 “고향 인재 육성을 위해 써달라”며 정읍시민장학재단에 장학금 4000만원을 맡겼다. 박 할머니는 정읍시 칠보면 수청리 출신으로, 지난 19세 때 고향을 떠나 지금껏 울산에서 살아왔다.

이번 기탁은 지난달 11일 ‘희망 2025 캠페인 유공자 시상식’에서 전북도지사 표창을 받은 것을 계기로, 그 기쁨을 고향과 나누기 위해 이뤄졌다.
박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학업을 포기했던 아쉬움을 간직하고 살았고, 고향의 형편 어려운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 수십 년 동안 폐지와 고철을 주워 장학금을 마련해 왔다.
그가 2021년 고향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으로 3550만원을 쾌척한 이후 올해까지 고향에 기탁한 금액은 총 1억9650만원에 이른다. 지난달 10일에도 직접 칠보면을 찾아가 지역 학생 28명에게 총 1220만원의 장학금을 손수 전달했다. 이번 장학재단 기탁까지 포함하면 누적 기부액은 2억4000만원에 달한다.
박 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정읍이 늘 마음속에 있다”며 “고향 후배들이 꿈을 잃지 않고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평생을 성실히 살아오신 박순덕 할머니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정성 어린 장학금은 지역 청소년들이 미래를 꿈꾸고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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