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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 후 19일 만의 文·尹 회동, ‘절반의 성공’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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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28 23:44:30 수정 : 2022-03-28 23: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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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용산 이전 실마리 찾아
인사권·MB 사면 문제 언급 없어
신구 정권의 협치 출발점 돼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어제 청와대 상춘재에서 첫 만찬 회동을 했다. 대선 후 19일만으로 역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사이의 첫 회동으로는 가장 늦은 만남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2시간 51분간 진행됐다. 3시간에 가까운 역대 가장 긴 시간 회동이다. 윤 당선인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흉금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동안 신·구 권력간의 힘겨루기를 가슴 졸이며 불안하게 지켜보던 국민들은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양측은 가장 첨예한 쟁점이었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어제 회동의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장 실장은 브리핑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얘기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 생각하고,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집무실 이전 예산을 위한 예비비를 국무회의에 상정할지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절차적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으셨다”며 “제가 느끼기엔 아주 실무적으로 시기라던지, 이전 내용이라던지 이런 것을 서로 공유해서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집무실 용산 이전에 부정적이었던 문 대통령이 늦게나마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윤 당선인 또한 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은 꺼내지 않아 문 대통령을 배려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과 안보 누수 없는 정권 인수인계에 공감했다. 그러나 추경 편성과 인사권 행사 문제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는 실무선으로 넘겨,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갈등 봉합에 주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정당 간 경쟁은 할 수 있어도 대통령 간의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라며 “잘 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의 민주당과 윤 당선인의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기간 ‘협치’를 수없이 다짐했다. 협치없이 여야 어느 쪽도 성공할 수 없다. 어제 회동이 신·구 정권간 협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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