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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민·기업 ‘오일쇼크’에 신음, 특단대책 서두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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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28 23:43:46 수정 : 2022-03-28 23: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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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3차 ‘오일쇼크’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공급부족이 원인이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공급이 주춤한 상황에서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꺼리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1위국인 러시아발 공급 차질이 대체재인 원유 수요를 부르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공급부족과 원유의 투기적 성격까지 더해진 데다 미국에 이은 EU(유럽연합)까지 러시아산 원유수입 금지 움직임을 보여 고유가의 장기화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업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면 기업 10곳 중 7곳이 적자라고 한다. 100달러 수준에서도 13.2%의 기업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환율 인상, 글로벌 공급망 위기, 코로나 팬더믹 등 ‘4중고’에 악전고투 중이다. 서민들의 발인 경유가격도 리터당 2000원을 넘었다. 일부 지역에선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에 휘발유·경유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나 화물·물류업계와 소상공인들의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유 수입의 6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의 경유가격이 급등한 게 원인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조치에서도 경유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화물·물류단체들이 거리로 나와 지원책 마련을 요구할 정도로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1차에너지 사용량의 92.3%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75%) 때보다 더 취약하다. 연평균 유가가 100달러에 이르면 소비자물가는 1.1% 오르고, 성장률과 경상수지는 각각 0.3%포인트, 305억달러 감소한다고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가 단행되면 국제유가가 200달러까지 뛸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내놨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노리던 우리 경제에 치명타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정부의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기간 연장, 기업의 가격인상 자제 요청 등 임시처방만으론 불안하다. 감염병 확산과 전쟁을 틈탄 정유사의 정제마진 폭리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정책 전환도 시급하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탈원전 정책 수정에 나선 건 그나마 다행이다. 이젠 수입선 다변화와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위한 장기적 플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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