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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오노 요코의 평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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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10 23:22:04 수정 : 2022-03-10 23:22:04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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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존 레넌의 부인이자 행위예술가인 오노 요코가 3월 한 달간 매일 오후 8시22분에 뉴욕,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 대형 스크린에 각국 언어로 ‘평화를 상상하라(Imagine Peace)’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서울에서는 삼성동 코엑스 앞 전광판에서 ‘평화를 꿈꾸자’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존 레넌은 1969년 오노 요코와의 신혼여행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호텔 침대에서 일주일간 평화 시위를 벌였고, 비틀스 해산 후인 1971년에 ‘이매진(Imagine)’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노래에는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상상해봐요(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라는 말이 들어 있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저서 ‘나비와 전사’에서 “우리가 자명하게 생각하는 것들, 그것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고 여기는 바로 그것들이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보라고 이야기하는 노래”라고 했다. 캄보디아 폴 포트 정권의 민간인 학살을 영화화한 ‘킬링 필드’의 피날레를 장식했고,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이 노래를 배경으로 아무 말 없이 눈물 흘리는 홍보 영상으로 강한 인상을 줬다.

꿈꾸는 것은 변화를 불러오는 첫걸음이다. 존 레넌은 ‘이매진’에서 “꿈만 꾼다고 하겠지만 혼자만의 꿈은 아니죠. 언젠가 당신도 함께하겠죠. 하나 되는 세상을”이라며 “탐욕과 궁핍도 없고 인류애만 넘치는 이 모든 사람들이 그런 세상을 나누어가죠”라고 노래했다.

평화를 꿈꾸자는 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혼란에 빠진 국제사회나 대선에서 온갖 갈등이 표출된 우리나라에 적실한 메시지다. 상상은 희망으로 이어진다. 미국 정치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타인에 대한 연민’에서 “희망은 행동과 헌신을 필요로 한다”며 “희망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희망이 가치 있는 사랑과 신뢰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계 미국인 작곡가 대니 마셍의 노래 ‘심 샬롬’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여기서 평온하게 부드러운 심장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사이에 벌어진 심연을 건너는 다리를 세우게 하소서.”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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