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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시루’ 대중교통에선 코로나19 집단감염 안 생긴다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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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9 13:59:35 수정 : 2021-04-30 10: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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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연구팀, 연구 통해 ‘2m 물리적 거리두기’ 실효성에 의문 제기
“거리와 무관하게 공간의 상황에 따라 코로나 감염 위험도 달라져”
“무작정 거리두기보다는 공간 내 변수 고려한 방역지침 더 효과적”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느끼는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내에서 거리두기를 시행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는 현실을 보면서 매일 이용하는 만원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대중교통 수단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간격을 좁히다 못해 콩나물시루처럼 붙어서 가는 경우가 많아 거리두기가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대중교통에서는 사람들이 대거 감염됐다는 소식을 아직까지 들은 바가 없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행 중인 거리두기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지난 27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2m 간격의 물리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의 기본이 됐지만, 실내에서 2m 거리를 두든, 20m 거리를 두든 별다른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와 영국 등은 2m, 다수의 유럽 국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1m,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약 1.8m(6피트) 거리두기 등을 권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무작정 2m 거리두기를 시행하기 보다는 공간 내에 발생 가능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방역지침이 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MIT 응용수학과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자 한 명과 같은 공간에 있는 비감염자가 감염 위험 수준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측정하는 공식을 개발했다. 이는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의 수, 공간의 크기, 사람들의 활동량, 마스크 착용 여부, 환기 형태 등을 고려한 정교한 계산법이다.

 

그 결과, 공간의 상황에 따라 2m 이하의 거리두기를 해도 감염 위험이 높지 않을 수 있으며 2m 이상 거리를 둬도 위험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2m 거리두기를 하면 안전할 것이란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것은 오히려 다른 방역수칙들에 소홀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2m 거리두기는 팬데믹(대유행) 초기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초기에는 날숨, 재채기, 대화 도중 분출되는 비말에 의해 바이러스가 주로 전파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후 그보다 가벼운 에어로졸 형태로 바이러스가 멀리 이동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들의 움직임이 적은 공간에서는 에어로졸들이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지지만, 사람들의 움직임이 많은 공간에서는 에어로졸이 보다 멀리까지 표류하게 된다. 같은 공간 내 사람들의 움직임, 환기 여부, 마스크 착용 등이 복합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대중교통 내에서는 왜 코로나19 감염이 잘 이뤄지지 않는지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즉, 대중교통 내에서는 사람들이 밀집해 있더라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고, 대화 등을 잘 나누지 않으면 에어로졸의 확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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