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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에 발등 제대로"…‘부동산 열기’ 지방 찍고 수도권으로

입력 : 2020-12-14 19:24:18 수정 : 2020-12-14 23: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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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심화에 ‘패닉바잉’ 고개
지난주 서울 매수우위로 전환
강남 집값 신고가 행진 잇따라
고양·파주 등 한달새 억대 껑충
분당·과천·수원 영통도 급등세
지방 아파트값 지난주 0.35%↑최고
“빚내서라도 집사자” 대출 급증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급감했던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다시 늘고 있다. 새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후 전세난이 심화하며 잠잠해지는 듯 보였던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많은데… 내 집은 어디에 14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이날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4436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4369건)을 뛰어넘었다. 이재문 기자

◆강북 찍고 강남으로 돌아온 매수세

14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4452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4369건)을 뛰어넘었다. 신고기한(계약체결 이후 30일)이 아직 2주 이상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거래량은 5000건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지난 4월 3025건에서 5월 5580건, 6월 1만5585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정부의 6·17 대책과 7·13 대책, 8·4 대책 등이 차례로 쏟아져 나오면서 7월에 1만643건, 8월 4980건, 9월 3760건으로 급감하며 패닉바잉 현상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439건으로 서울에서 가장 아파트 거래 건수가 많았고 구로구(370건), 강서구(302건), 강남구(293건), 송파구(23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형 아파트가 몰려 있는 외곽 지역의 아파트 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지만, 강남권의 매수세도 무섭게 회복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 대비 3.4포인트 상승한 103.8로, 서울 전 지역이 기준선 100을 넘어섰다. 강북 지역은 0.8포인트 상승한 103, 강남 지역은 5.7포인트나 오른 104.6으로 집계됐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으면 주택을 매도하려는 사람보다 매수하려는 사람이 더 많고, 100을 밑돌면 반대로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매수세가 회복되면서 이미 서울 곳곳에서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는 84.8㎡가 지난달 14일 22억7000만원, 119㎡가 이달 3일 27억원에 각각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구로구 개봉동 개봉푸르지오(84.83㎡)는 지난달 21일 8억3300만원, 닷새 뒤인 26일 8억4000만원에 팔리며 연속해서 최고가를 찍었다.

◆고양·파주, 한 달 새 억대 가격 상승

경기도 역시 서울과 상황이 비슷하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 아파트 거래 건수는 9월 1만3559건, 10월 1만7700건을 기록했고, 지난달은 아직 신고기한이 남았음에도 1만8019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고양시의 아파트 거래가 지난달 2479건으로 10월(1395건)보다 77.7%나 급증했다. 비규제지역에서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김포시와 아직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는 파주시도 거래 상승률이 높은 편이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강선마을 보성아파트(84.62㎡)가 지난달 17일 6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한 달 새 5000만∼1억원이나 가격이 뛰었다.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84.99㎡)는 한 달 만에 2억원 가까이 오른 9억1000만원에 지난달 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올 상반기에 집값이 급등하며 하반기 들어 관망세로 돌아섰던 성남시 분당구, 과천시, 수원시 영통구 등에서도 신고가 단지가 속출했다. 분당구 삼평동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134㎡)는 종전보다 3억원 오른 23억원에 지난달 13일 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수원 영통구 힐스테이트광교(107㎡)도 지난달 20일 19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대출로 집 사자”… 내년이 더 문제

지방은 수도권보다 한발 앞서 매수세가 회복됐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지방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5% 올라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광역시가 아닌 시나 군 단위에서도 국민주택 규모(85㎡ 안팎)의 아파트 가격이 10억원대를 찍는 단지가 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 보이는 ‘착시현상’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을 사려는 수요자가 몰리고 있어서다.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1000억원으로, 10월보다 13조6000억원 늘었는데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65조6000억원)도 전월 대비 7조4000억원 증가해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달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심상치 않아서 역대 최초로 10만건을 돌파하며 패닉바잉이라고 불렸던 지난 6월 수준에 육박하는 통계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동성 증가와 풍선효과 등 (집값 상승의)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전셋값을 잡지 못한다면 결국 매매가격 안정이 어려운 단계에 왔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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