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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때문에 범행 저질렀다면 '금주' 하는지 모니터링해야"

입력 : 2020-12-09 16:42:57 수정 : 2020-12-09 16: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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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폭행범·상습 음주운전자 등 재범률 높아 규제 강화해야
국과수, 모발 검사로 최대 6개월간 음주 여부 파악법 개발 완료
검찰, 조두순 출소 후 음주 금지 등 특별준수사항 법원에 청구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가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으로 형량을 감경받은 아동성폭행범이나 상습 음주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음주 모니터링’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사건의 재범률이 높은 만큼, 금주 상태를 모니터링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것이다. 

 

9일 법무부에 따르면 조씨는 오는 12일 만기 출소한다. 2008년 경기 안산시에서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는 검찰의 무기징역 구형에도 ‘주취로 인한 심신미약’이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조씨의 출소 후 재범 가능성을 우려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조씨처럼 주취 감형된 경우 출소 후 일정 기간 음주 여부를 모니터링해 금주 상태를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술을 마신 후 심신미약 상태가 됐다는 이유로 법원이 감형한 만큼, 범행 당시와 유사한 음주 상태가 다시 만들어지는 것을 모니터링을 통해 막자는 취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모니터링 대상자의 모발을 통해 최대 6개월간의 음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음주대사체’ 감정 기법을 마련한 상태다. 음주대사체 감정법은 음주 후 8시간이 지나면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혈중알코올농도 음주측정법’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기법이다. 음주대사체란 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뜻하며, 알코올보다 장기간 사람의 몸에 남아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도 측정이 가능하다. 아울러 음주 이후 시간 경과에 따라 음주대사체의 농도가 변화하는 점을 토대로 대상자가 언제 술을 마셨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권미아 국과수 화학과장은 “(모발을 통한 음주대사체 감정법) 개발이 완료됐다”면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인 80명의 모발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실제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땀이나 피지를 통해 모발에 음주대사체가 축적된다”면서 “모발 길이에 따라 3∼6개월간의 음주 정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변을 통한 음주대사체 감정법은 2018년부터 도입돼 지능형 음주운전 범죄 등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 청송교도소에 수감된 조두순. 청송교도소 CCTV 캡처

현재로써는 전자감독 대상자가 출소 후 ‘음주 금지’ 등 준수사항을 이행하도록 법원이 결정한 경우, 보호관찰소가 전자감독을 통해 대상자의 위치를 파악하면서 음주가 의심될 때마다 현장을 찾아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기를 통해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관리·감독이 진행된다. 출소 후 전자감독 대상이 되지 않는 주취 감형 범죄자나 음주 금지가 준수사항에 포함되지 않는 전자감독 대상자의 경우 음주를 제재하기 어렵다. 검찰은 지난 10월 조씨에 대해 출소 후 음주 금지 등 특별준수사항을 법원에 청구했고, 법원은 현재 이를 검토 중이다. 

 

상습 음주운전자들을 대상으로도 면허 재취득 시 음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운전면허 취소자들은 면허 재취득 결격 기간(1∼5년)이 지나고 ‘특별교통안전교육’만 이수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면허를 다시 취득할 수 있다. 이를 놓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상습 음주운전자들의 면허 재취득이 너무 쉬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고, 이들의 재범을 막기 위한 규제 강화 필요성이 대두했다.   

 

규제 강화책으로 거론되는 방안 중 하나가 ‘일정 기간 금주를 성공한 상습 음주운전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면허 재발급’이다.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중독성 등을 모니터링을 통해 파악해 면허 재발급 이후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이들이 없게끔 만들자는 취지다. 국과수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이미 음주대사체를 통한 금주 확인이 법적 근거를 갖고 활용되고 있으며, 음주운전 재범자들의 운전면허 갱신 허가 등에 사용되고 있다.

권 과장은 “음주운전 재범률은 마약보다 높다”면서 “교육·면허취소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으로 1년여의 금주 모니터링 확인 후 면허증을 다시 내주는 것이 음주운전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43.7%로, 마약류 범죄 재범률 35.6%보다 높았다. 경찰은 상습 음주운전자의 면허 재취득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방향의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권 과장은 “알코올은 중독성으로, 음주 범죄자의 금주 확인은 재범을 막는 가장 과학적 해결방법”이라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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