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중과 소통하는 클래식콘텐츠 제작팀 ‘오르아트’, “저희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지 말라고 말씀드려요”

입력 : 2019-12-09 09:10:28 수정 : 2019-12-09 09:10: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왼쪽 박승은 대표, 오른쪽 박설란 대표

‘소리야놀자’는 클래식 콘텐츠 기업이자 예비사회적기업인 (주)오르아트가 개발한 어린이 전문 클래식문화 프로그램이다. 소리야놀자는 다양한 소리를 듣는 것 외에, 직접 악기를 만들어보고 만져보며 스스로 소리의 원리를 찾아가고 악기와 친구가 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소리체험활동으로 어린이 뿐만 아니라 클래식을 접하지 못하는 미취학아동들을 위해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올 4월에 개발되었다. 

 

현재 '소리야놀자'는 지역의 육아종합지원센터, 아동기관, 도서관 등 연간 80여 회를 운영할 만큼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개발사업 선정, 서대문구의 청년도전 프로젝트로도 선정되었다. 

 

기존의 클래식 프로그램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소리야놀자를 개발 운영한 (주)오르아트의 박설란, 박승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소리야놀자가 학부모를 비롯 공공기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 추구하는 포커스가 있나?

 

A. 저희는 부모님들에게 아이들한테 악기를 가르치지 말라고 말씀드려요. 악기는 소리를 내기위한 소도구일뿐, 소리나 음악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에게 악기와 음악은 좋은 거라며 전달하지 않는다. 강제로 주입시키는 순간 오히려 반작용이 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희는 아이들이 감수성이나 창의성에 있어서 성장을 하기 위해 음악을 놀이로서 사용하는 거지, 학습이나 교육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악기와 친구가 되면서 스스로 성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Q. 대표 두 분 모두 음대생 출신인데 악기를 가르치지 말라는 말이 인상 깊다. 클래식시장이 힘든 상황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 

 

A. 오랫동안 음대를 목표로 악기를 배웠고 사회에 나가보니 악기 연주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나뿐 아니라 비슷한 상황의 많은 청년예술가들을 만나며 느낀 건, 남들보다 악기연주를 잘한다고 해서, 음악적 표현을 잘 한다고 해서 사회성이나 창의성이 비례하는 건 아니더라. 어렸을 때부터 연습에 매진하느라 오히려 세상과 소통하는 법에 익숙치 않은 경우가 많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감수성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악기를 시작하는데 바이올린 줄을 더 잘 긋는다고, 피아노를 더 빠르게 치는 훈련을 한다고 해서 과연 아이들의 창의성이나 인성도 그만큼 성장할까라는데 의문이 들었다. 강제로 배우는 음악은 오히려 반작용이 크다는 것을 느꼈고, 그 전에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소리야놀자는 어떤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나?

 

A. 공연뿐 아니라 일상과 자연의 ASMR(백색소음)을 통해 미술과 융합해 게임활동을 한다거나, 바이올린키트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고 일상용품을 이용해 음계가 있는 악기를 제작하는 등 소리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경험한다. 음악을 보고, 듣고, 만지고 즐기는 체험놀이를 통해 소리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소리야놀자를 활동한 아이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아이의 성향결과와 함께 그에 맞는 추천활동이나 추천악기를 부모님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Q. '교육'이 아닌 '놀이'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A. 놀이는 아동들에게 있어 가장 자연스러운 활동이다. 놀이를 통해 정서, 인지발달을 촉진시키고 놀이 속에서 음악적 경험을 습득할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감수성이나 창의성에 있어서 성장을 하기 위해 음악을 놀이로서 사용하는 거지, 이것을 학습이나 교육으로 하는 게 아니다”

 

Q. 올 한 해 소리야놀자를 통해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

 

A. 매 기관마다 인상 깊은 점이 있지만 그중 특별한 아이들을 만났던 두 곳이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서울시립은평병원과 협약해서 발달장애아이들을 대상으로 했었는데 병원장님뿐만 아니라 의사선생님들, 저희 예술가들까지 어떤 돌발상황이 있을지 몰라 긴장했던 하루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이 프로그램 시간 내내 집중하고 참여해 줘서 의사선생님들도 놀랐다고 한다. 이후 원내에서 특별한 음악회라는 소문이 퍼져 저희 내부적으로 재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두 번째는 올해 소리야놀자를 통해 가장 바쁜 해였던 것 같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우리 프로그램을 응원해준 많은 분들께 감사하며 프로그램 진행과 함께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문화를 접하기 힘든 미혼모보호시설의 가족들을 위해 진행하는 게 의미 있겠다고 결정했고, 의식주를 해결할 순 없겠지만 가까운데서 영화 한 편이라도 보며 따뜻한 겨울순간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구세군두리홈 기부금 전달식. 왼쪽부터 구세군두리홈 원장, (주)오르아트 박승은 대표, 박설란 대표

Q. 마지막으로 클래식콘텐츠 기업으로서 ‘오르아트’의 방향은?

 

A. 음대생으로 시작을 하고 길도 헤매고 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길을 찾으며 성장하고 있다. 오르아트 내부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예술가들에게도 우리는 문화를 전달하는 사람들이 아닌 문화로 소통하는 기업이라는걸 항상 얘기한다. 그동안 정교하고 치밀한 연습으로 실력을 쌓아온 예술가들에게, 지역에서 하는 소규모 클래식 작품들은 우리가 쌓아온 경력을 부정하는 것 같아 화려하고 대규모 작품을 선보이는게 좋은 거라 생각했다. 지금은 음악의 본질은 놀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음악은 좋은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화려하고 대규모의 작품들은 음악의 본질이 아니라 음악에 한 요소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거기에 얽매임으로써 좋은 공연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본말전도가 된다고 생각해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든 본질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또한 소리야놀자를 포함 많은 공연들이 조직의 수익이 되는 외부사업들이라면 조직의 내부비전을 단단히 하기위해 '클래식으로 살아남기'(예술가 네트워킹 모임)이나 '악상이 안떠오르니'(작곡가지원사업) 등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항상 예술가들과 함께 해야 완성이 되는 일인데 처음부터 실력 좋은 높은 퀄리티의 예술가와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보통의 재능을 가진 평범한 예술가들을 도와 오래 걸리더라도 탁월한 클래식콘텐츠를 만들 때 개인적으로 더 짜릿함을 느낀다. 물론 오르아트와 핵심가치가 맞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예술가들을 만나며, 돕고 도움받으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예린 '사랑의 총알'
  • 예린 '사랑의 총알'
  • 김민주 '하트 포즈는 시크하게'
  • 아이린 '너무 사랑스러워'
  • 아이유 '사랑스러운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