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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北해커 첫 기소… 김정은 다룬 영화 제작사 해킹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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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07 14:28:37 수정 : 2018-09-07 14: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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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는 6일(현지시간) 2014년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SPE) 해킹 사건을 비롯해 일련의 사이버 공격을 주도한 북한 해커를 처음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이날 박진혁(34)이라는 북한 해커를 기소했다면서, 그의 얼굴과 범죄개념도가 담긴 179쪽에 달하는 기소장 등을 공개했다. 지난 6월8일자 소인이 찍힌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북한이 배후로 지목된 2014년 SPE 해킹, 2016년 8100만달러를 빼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스페셜 에이전트인 네이든 P 쉴드는 기소장에서 박진혁이 SPE를 해킹한 사실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더 인터뷰’를 언급했다. 더 인터뷰를 제작한 SPE는 물론 이 영화의 개봉과 관련한 개인의 컴퓨터를 노렸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 재무부도 이날 박진혁과 그가 소속된 북한의 위장회사인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박진혁이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을 대신해 컴퓨터 네트위크 시스템을 활용, 해외 타깃을 향해 사이버보안을 훼손하는 중대한 활동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미 법무부와 재무부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진혁은 1984년생으로, 그해 8월 15일이나 10월 18일에 태어났다. 그의 여권 번호도 공개됐는데, 데이비드 앤도슨, 헨리 왓슨, 김현우 등 여러 이름을 사용했을 것으로 법무부는 추정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박진혁은 북한의 대학에서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고 북한 정부와 해킹을 위해 위장된 회사인 조선 엑스포에서 10년 이상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북한 해커 조직인 ‘라자루스’에도 속해 있다. 조선 엑스포는 최소 2002년부터 운영된 북한 해킹 그룹 ‘랩 110’으로도 알려져있다. 박진혁은 2011∼2013년 주로 중국 다롄에서 일했고, SPE 해킹 직전에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박진혁은 아울러 2016년과 2017년 미국 록히드 마틴사를 해킹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 한 것으로 법무부는 판단하고 있다.

박진혁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법무부는 “우리 수사 대상은 박진혁 한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무부도 성명에서 “박진혁과 그의 동료들이 북한과 중국,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활동했다”고 확인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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