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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서울대병원에 깜깜이 동물실험정보 공개하라' 판결

입력 : 2017-09-11 14:40:54 수정 : 2017-09-11 14: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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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고통스러운 실험·안락사 지적은 동물복지 차원에서 권장돼야"

개들이 동물실험을 위해 카트에 실려가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대학교 병원의 동물실험 매뉴얼과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동물단체의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동물단체들은 동물실험 대체(Replacement), 실험동물 수 감소(Reduction), 고통 최소화(Refinement)를 나타내는 3R 동물실험원칙이 실험기관에서 지켜지는 전향점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하태흥)는 지난달 28일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박창길 대표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낸 “동물실험지침, 표준작업서 등의 정보공개거부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었다. 서울대병원이 지난 5일부로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동안 서울대병원은 “동물단체들의 극단적인 반대나 과격한 의사표현 등에 필요한 자료로 사용될 우려가 없지 않다“며 영업상의 비밀을 이유로 동물실험지침, 표준작업서, 점검에 대한 국내외 기준, 내부 조사보고서 등 일부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해왔다.

재판부는 “정보공개로 인하여 동물에게 덜 고통스러운 실험방법, 안락사방법 등이 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피고의 동물실험 업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지적은 동물복지 증진차원에서 권장되어야 한다”며 “정보의 공개가 동물실험 업무의 타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지난 5월 31일 동물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 모여 표준작업서를 공개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은 한 회원이 1인 피켓시위를 하는 모습.

지난해 8월 박 대표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서울대병원의 동물실험에 대한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위원회는 이를 기각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연말 법원에 행정소송을 청구했고 이어 전국동물활동가연대, 동물권단체케어, 한국동물보호연합, 환경정의 등 여러 동물단체가 서울대학교병원의 행정정보공개를 촉구하며 병원 앞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번 행정소송의 변론을 맡은 서국화 변호사는 “동물실험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첫 번째 판결이며 표준작업서가 경영상 비밀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박 대표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국내 상위권 실험시설의 매뉴얼이 제대로 제정되어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라며 “이번 판결로 우리나라 실험제도 개선의 단초가 확립되었다”고 전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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