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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유학기제의 V·I·P… 미래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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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8 21:05:08 수정 : 2017-06-28 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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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는 4차 산업혁명. 그 흐름은 기존 전통 학문 간 경계에서 출발해 점차 다른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닫힌 틀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열린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카이스트(KAIST)가 학과 간 경계를 넘어 프로젝트 단위로 연구팀을 구성하는 융복합 혁신연구 매트릭스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는 이유다. 옆에 있는 동료를 경쟁상대가 아니라 함께 호흡하며 새로움을 만들어갈 공생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협업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도전 역시 미래를 대비하는 또 다른 핵심이다. 2015년은 카이스트 출신 박사가 1만명을 넘은 뜻깊은 해이다. 하지만 이 중 약 70%는 모험보다 안전함을 택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새로운 길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 없이는 우리 사회에서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거를 기대하기 어렵다.


신성철 KAIST 총장
V.I.P(비전·Vision, 혁신·Innovation, 열정·Passion), 필자가 3월 총장으로 취임하며 카이스트의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제시한 화두이다. 여기에는 협업능력과 도전의식을 기반으로 더 큰 비전을 갖고, 혁신적 전략을 마련해 기존의 경계와 한계를 열정과 자신감으로 넘나들 수 있는 커다란 V.I.P로 우리 학생을 육성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1학기가 마무리돼 가는 캠퍼스. 교복을 입고 캠퍼스 이곳저곳을 호기심과 기대에 가득찬 눈으로 돌아다니는 중학생이 반갑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자유학기제 도서벽지 진로탐색캠프’에 참가한 중학생이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출발한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때로는 배를 타고 이곳 카이스트에 도착한다. 1박2일 동안 교수, 동문 과학자, 재학생과 함께 융합과학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진로 로드맵을 만들어 본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국립중앙과학관 등 첨단과학 현장에서 급변하고 있는 미래도 느낀다. 이 모든 과정에 카이스트 재학생이 멘토로 함께한다. 작년 467명이 참여했고, 올해에도 14회에 걸쳐 43개교 1170명의 중학생이 캠퍼스를 찾을 예정이다.

봉사는 교육, 연구와 함께 대학의 주요한 책무 중 하나이다. 인근 지역 혹은 도서벽지의 학생에게 새로운 꿈을 갖도록 도와주는 면에서 이 프로그램은 봉사라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캠프를 마치고 돌아가는 중학생들 얼굴에서 행복한 웃음과 함께 사뭇 진지한 고민도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인가를 마음에 품고 되뇌는 모습이었다. 학교로 돌아가는 어린 동생을 배웅하고 난 카이스트 재학생들의 얼굴에서도 중학생 얼굴에서 느낀 것을 똑같이 느낄 수 있었다. 쉴 새 없이 던지는 질문, 본인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 경쟁과 협업을 능숙하게 조절하는 힘. 재학생들이 어린 동생과의 캠프를 통해 느낀 점이다. 봉사의 수혜자는 누구인가. 상생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지식의 양이 아닌 지적 호기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겁 없는 도전의식, 개인의 성과를 사회로 돌려주는 것에 대한 당연함. 카이스트가 키우고자 하는 V.I.P의 모습이다. 자유학기를 통해 세상을 경험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어린 학생에게서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소중하고도 의미 있는 이 움직임에 더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이 동참하기를 소망한다.

신성철 KAIST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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