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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성·공정성"…윤 총장 징계 의지 보인 文, 민심 잡을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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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04 06:00:00 수정 : 2020-12-04 09: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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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환담을 위해 인왕실로 가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끝내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널 모양이다. 넘어가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윤석열 블랙홀’은 예측불허다. 그러나 발등의 불이 더 급하다. 레임덕이 오면 끝장이라는 문 대통령의 절박한 인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결별하는 건 외통수다.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열리면 윤 총장 중징계를 결정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해임을 제청하고 문 대통령이 수용한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문 대통령은 3일 징계위와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곧바로 징계위를 4일에서 10일로 연기했다.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는 표면적 이유다. 논란의 소지를 차단해 징계위 결론의 타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그만큼 문 대통령의 윤 총장 징계 의지가 강한 셈이다.

 

징계위 연기는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6.4%포인트 하락한 37.4%로 나타났다. 40%대가 처음 깨지면서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508명을 조사한 결과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조사에는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 조치와 검찰 반발, 법무부 감찰위 결과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추세로 지지율이 급락하다간 레임덕 임계선인 30%대까지 무너질 수 있다. 문 대통령으로선 윤 총장에 대한 보다 신중한 처리가 필요했을 법하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다이아몬드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40대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부정 평가가 같아졌는데,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배 소장은 “부동산 문제에도 꿈쩍 않던 이 연령층이 흔들린 것은 그들이 가장 중시했던 개혁 핵심 이슈에 대한 기대가 일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 장관의 부정적 이미지가 너무 강해 윤 총장에 대한 압박, 때리기에 대한 반발이 진보층에서도 확산했다”며 “추 장관 임명이 실패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을 꼭두각시로 한 여권의 무리한 윤 총장 찍어내기가 민심 이반을 불렀다는 얘기다.

2019년 11월 8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치 않은 여론의 흐름에도 문 대통령의 길은 정해져 있다. 레임덕 차단은 물론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수사 등 정권을 옥죄는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선 윤 총장 해임이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민심 향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번 여론조사를 볼 때 당분간 문 대통령 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윤 총장 인기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또 야권에선 윤 총장이 확실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대비적 현상은 길어야 연말까지 일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배 소장은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해임하면 중도층이 더 이탈하고 세대·지역 지지기반이 더 무너져 지지율이 35%∼33%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새해 들어 이슈 전환으로 국면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결국 진영대결이 벌어지고 여권 지지층은 학습효과로 결집할 것”이라며 “이념적 지지기반이 든든한 덕분에 문 대통령 지지율은 다시 복원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윤 총장이 해임된 뒤 소송전을 벌이더라도 예전처럼 주목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윤 총장의 정치적 선택이다. 그가 정치에 뛰어들면 대선판이 요동치는 특급 변수가 될 수 있다.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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