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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간 ‘기생충’ 작품상도 노려볼 만

입력 : 2020-01-15 06:00:00 수정 : 2020-01-14 22: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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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사상 첫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 올라 / ‘1917’·‘아이리시맨’ 등 쟁쟁한 작품과 경쟁 /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가능성 가장 높아 / 30일부터 AMPAS 회원 투표로 결정 / 후보작 5편 모두 본 사람만 투표권 있어 / 봉준호 감독 “후보 지명 기대하지 못했다” / 2월 9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서 시상식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5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받고 환호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 봉 감독은 이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도 받았다. 샌타모니카=AP연합뉴스
영화 ‘1917’과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올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뿐 아니라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도 ‘기생충’의 가장 큰 적수는 이들 세 영화다. 모두 작품상과 감독상, 미술상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1917’과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각본상, ‘아이리시맨’은 편집상을 두고도 경쟁을 벌인다. 결전의 날은 오는 30일(현지시간) 시작된다.

 

◆‘기생충’,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가능성 가장 높아… 경쟁작들은?

 

‘기생충’은 6개 부문 후보 가운데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가능성이 유력시된다. 오스카 바로미터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등에서 국제장편영화상 격인 외국어영화상을 휩쓴 점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오스카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할리우드 이외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해 보다 긍정적이고 포괄적인 접근법을 반영한다”면서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이란 이름을 국제장편영화상으로 바꿨다.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도 노려볼 만하다. 오스카 역사상 영어가 아닌 외국어 영화가 이들 두 부문에 포함된 건 ‘기생충’과 지난해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로마’ 등 6편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간 아시아의 감독은 물론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거머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출신의 세계적 거장인 리안 감독만이 오스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브로크백 마운틴’과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감독상을 2차례나 거머쥐었다.

 

작품상 후보 부문에는 쟁쟁하면서도 다양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최다 후보작은 ‘조커’다.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총 11개 부문에 지명됐다.

 

‘기생충’의 최대 경쟁작인 ‘1917’과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각 10개 부문에 올랐다. 국내 미개봉작인 ‘조조 래빗’과 ‘작은 아씨들’은 기생충처럼 각 6개 부문에 포함됐다. ‘포드 V 페라리’와 ‘결혼 이야기’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은 작품이다.

다음 달 9일(현지시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기생충’의 최대 경쟁작인 ‘1917’의 장면. 스마일이엔티 제공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장면. 소니 픽처스 제공
‘아이리시맨’의 장면. 넷플릭스 제공

◆6일간 투표로 수상작 결정… 작품상 선정 방식 ‘복잡’

 

수상작은 30일부터 6일간 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AMPAS 회원은 총 9537명이고, 이 중 8469명만이 투표권을 갖는다.

 

다만 수상작 선정 방식이 결코 단순하진 않다. 봉준호 감독이 “복잡하다고 들었다”고 했을 정도로 복잡하다. 특히 작품상은 지지 순위를 정해 복수 기표하는 ‘선호투표제’(preferential voting system)로 가려진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 등에 따르면 이 제도는 AMPAS 회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에 상이 돌아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투표자들이 모든 작품상 후보작에 순위를 매기고, 과반을 확보하면 수상작이 된다. 과반을 차지한 후보작이 없으면 최하위 한 편을 빼고 이 영화에 1위를 준 투표자들이 2위로 써 낸 작품을 1위로 보고 다시 집계한다. 과반 득표작이 나올 때까지 이 과정은 반복된다.

 

국제장편영화상도 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단 후보작 5편을 모두 본 사람만 투표할 수 있다. 투표 과정은 세계적인 회계 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관리하고 있다.

◆봉 감독 “후보 지명 기대 못해”… 오스카 수상 고지 밟을까

 

‘기생충’이 오스카 문턱을 넘으면서 올해 101년의 한국영화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제 오스카 수상이란 고지를 밟는 일만 남았다.

 

봉 감독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하나하나 발표될 때마다 짜릿한 순간이었다. 사실 기대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오스카 후보 지명이) 언어의 장벽을 없애는 데 공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트리밍의 발달로 그런 경계가 낮아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우리 영화가 그런 흐름의 덕을 본 것 같기도 하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기생충’의 오스카 후보 지명으로 사람들이 한국영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봉 감독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봉 감독은 지난해 11월 미국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첫 번째 한국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이번 오스카 시상식은 다음달 9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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