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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미국 오스카 6개 부문 후보…수상 고지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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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14 10:18:42 수정 : 2020-01-14 13: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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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도전 57년 만의 쾌거…작품상 후보 이례적

“‘기생충’이 역사를 새로 썼다(‘Parasite’ made history).”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최종 후보가 발표된 지난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기생충’이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소식을 이같이 전하며 일제히 주목했다. ‘기생충’이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오스카 문턱을 넘으면서 올해 101년의 한국영화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제 오스카 수상이란 고지를 밟는 일만 남았다.

 

◆오스카 도전 57년 만의 ‘쾌거’…세월호 참사 다큐도 후보에

 

이날 오스카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최종 후보 발표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제장편영화상은 이미 예비 후보에 올라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지만 감독상과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에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후보로 꼽힌 건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에서 열린 제25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받고 환호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 봉 감독은 이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도 받았다. 산타 모니카=AP연합뉴스

특히 작품상과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함께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오스카 역사상 영어가 아닌 외국어 영화가 이들 두 부문에 포함된 건 ‘기생충’과 지난해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로마’ 등 6편뿐이다. AMPAS는 “할리우드 이외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해 보다 긍정적이고 포괄적인 접근법을 반영한다”면서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이란 이름을 국제장편영화상으로 바꿨다.

 

한국영화가 오스카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건 5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1962년 제35회 시상식 때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처음 출품됐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로 선정됐으나 최종 후보가 되진 못했다.

 

올해 한국영화계는 ‘기생충’의 이 같은 쾌거와 함께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이 단편 다큐멘터리상 후보가 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 영화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 집중해 국가의 부재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봉 감독 꿈 현실화, 오스카 역사도 새로 쓰나…경쟁작들은?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기생충’의 최대 경쟁작 중 하나인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의 한 장면. 소니 픽쳐스 제공

‘기생충’이 한국영화사뿐 아니라 오스카 역사를 새로 쓸지도 관심이다. 그간 아시아의 감독은 물론,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거머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다음 달 9일(현지시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기생충’의 최대 경쟁작 중 하나인 ‘1917’의 한 장면. 스마일이엔티 제공

“‘기생충’의 오스카 후보 지명으로 사람들이 한국영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봉준호 감독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봉 감독은 지난해 11월 미국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첫 번째 한국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이를 두고 미 인디와이어는 “봉 감독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를 희망해 왔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9일(현지시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기생충’의 최대 경쟁작 중 하나인 ‘아이리시맨’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기생충’의 가장 큰 적수는 ‘1917’과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다. 모두 작품상과 감독상, 미술상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1917’과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각본상, ‘아이리시맨’은 편집상을 두고도 경쟁을 벌인다.

 

◆최다 부문 후보는 ‘조커’, 이변 속출…시상식은 내달 9일

 

최다 후보작은 ‘조커’다.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총 11개 부문을 싹쓸이했다.

 

다른 이변도 속출했다. ‘겨울왕국 2’가 ‘숨겨진 세상’(Into the Unknown)으로 주제가상 후보에만 오르고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서 제외된 게 대표적이다.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는 ‘드래곤 길들이기 3’와 ‘내 몸이 사라졌다’,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클라우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토이 스토리 4’다. 오스카 바로미터로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한국계 아콰피나의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화제를 모은 ‘더 페어웰’은 후보에 전혀 들지 못했다.

 

백인 남성 중심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후보자 중 흑인 배우는 ‘해리엇’의 신시아 에리보가 유일하고, 에리보를 포함한 여성은 62명으로 전체의 30% 정도다. 감독상 후보자는 모두 남성이다.

 

이번 오스카 시상식은 다음 달 9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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