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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못 읽고… 국민정서 건드리는 曺 [커지는 조국 의혹]

입력 : 2019-08-21 18:55:03 수정 : 2019-08-21 21: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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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1저자·웅동학원 소송 등 / ‘불법 아니다’ 거듭 강조했지만 / 여론 거센 비판 면하기 어려워 / 曺 “국민 질책 받고 또 받겠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하상윤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해명이 이른바 ‘국민 정서’를 건드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조 후보자 측은 그간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불법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불법이 없다면 법 집행을 관리·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직책’을 따지면 결격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드러난 의혹과 그 해명이 오히려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거나 분노를 유발하는 점도 적지 않아 여론의 영향을 받는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무직 공무원이자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후보자의 대응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조 후보자 딸 조모씨 진학과정 논란… “국민 불편”

조 후보자 딸의 진학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는 한영외고와 고려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진학과정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단국대에서 2주간 인턴을 지낸 뒤 병리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 공주대에서 3주간 인턴을 지낸 뒤 발표요지문에 제3저자로 등재된 것 등이 대표적이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쌓기 어려운 실적을 쉽게 얻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 법적으로 문제가 있음이 확정된 것은 없는 상태다. 이후 고려대나 부산대 의전원 입학에 논문이 영향을 끼친 정도를 정확하게 평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권에서 “입시부정은 아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하지만 국민정서로 볼 때 비판에서 자유롭긴 어렵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1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국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 중 하나가 자녀의 대학입학이나 취업과 관련해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한 국민 정서”라며 “그런 측면에서 최근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들께서 많이 불편해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조 후보자가 과거 여러 차례 언론 기고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유명 특목고를 통한 진학이나 논문 표절 등에 대해 비판했던 점이 부각되면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위선’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조 후보자 일가가 운영하는 웅동학원에서 일어난 소송도 아직까지 법적으론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2006년 조 후보자 동생이 부친이 운영하던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비 50여억원을 물어내라고 소송을 제기했는데 웅동학원은 변론을 포기했다. 당시 조 후보자는 웅동학원의 이사였다. 법적 절차만 따지고 보면 동생이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한 것 모두 문제가 없는 사안이지만 가족 간의 소송이고 웅동학원이 무변론했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2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 앞에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에게 불거진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법적 문제 없다’에서 ‘질책 받겠다’로… 국민정서 의식하나

조 후보자 측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는 직책상 불법임이 확인되면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 쉽다는 점을 고려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자는 지난 18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을 통해 “국민정서상 조금의 괴리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관련된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딸 문제가 논란으로 번지자 자세 변화가 두드러진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국민 정서가 조 후보자에게 나쁘게 작용하면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딸의 장학금과 논문 저자의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제 가족이 요구하지도 않았고 절차적 불법성이 없었다’는 것을 내세우지 않겠다. 국민의 질책을 받고 또 받겠다”며 “저와 제 주변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조 후보자는 딸이 부정입학을 했다는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잘라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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