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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시대의 역설'… 금융사 수익 급증에도 줄어드는 점포·일자리

입력 : 2018-03-01 21:03:48 수정 : 2018-03-01 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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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 작년 영업 ‘대박’/ 은행 순익 11조 상회… 4.5배 폭증 / 금리올라 이자수익만 37조 넘어 / 보험사도 8조… 실적 33% 개선 / 수익성과 반대로 가는 일자리 / 인터넷·모바일영업 확대 영향 / 은행점포 279개·4338명 줄어 / 보험사도 344개·1214명 감소
은행들이 지난해 11조원 넘는 순이익을 냈다. 전년에 비해 4.5배 폭증한 것으로, 2011년(14조5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금리상승기를 맞아 수익성은 더 개선될 전망이다. 보험사들도 지난해 8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에 비해 33% 개선된 실적이다.

실적이 호전되는 동안 일자리는 줄고 있었다. 은행·보험 점포 600개가 1년 새 문을 닫았다. 6000명에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다. 인터넷, 모바일 등 비(非)대면 채널이 오프라인 창구를 대체하면서 점포와 인력감축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수익성이 좋아져도 일자리는 줄어드는 핀테크 시대의 역설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특수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11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6년 순이익은 2조5000억원이었다. 금리가 오르고 부실이 줄어든 게 순이익 급증 요인이었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늘었고, 부실 감소로 대손충당금을 덜 쌓은 것이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순이자마진(NIM)은 2016년 1.55%에서 1.63%로 상승했다. 이자이익은 3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9000억원(8.5%) 증가했다. 오승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자이익 확대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은행들의 대손비용은 7조2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5조5000억원(43.9%) 감소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돼 산업·수출입 등 특수은행들의 대손비용이 5조2000억원 줄었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실채권비율은 1.18%로 2016년 말보다 0.24%포인트 하락해 2015년 이후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부실채권비율은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을 총여신으로 나눈 값이다.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고전 중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2개가 지난해 출범했지만, 이들은 2000억원 적자를 봤다.

시중은행의 수익성과 일자리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된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1·2금융권의 점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만8431개, 종사자는 36만6649명이다. 이 가운데 은행 점포가 7077개, 보험 점포가 6533개다. 은행 종사자는 11만4295명, 보험 종사자는 5만8261명이다. 은행 점포는 1년 만에 279개(3.8%), 보험사 점포는 344개(5.0%) 줄었다. 인력 재배치와 명예퇴직 등으로 일자리도 줄었다. 같은 기간 은행은 4338명(3.7%), 보험사는 1214명(2.0%)이 줄었다. 지난해 은행 임직원들의 1인당 순이익이 1억1000만원으로, 2016년 2000만원에 비해 4.5배 급증한 데는 이 같은 인력감축 영향이 컸다.

보험업계는 손해보험사가 250명 늘린 반면 생명보험사는 1464명 줄였다. 현대라이프, 흥국생명, KDB생명 등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영업 부진과 보험금 지급여력비율 하락 등이 가시화해 지난해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단순 퇴사뿐 아니라 무급휴직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일손을 놓은 종사자들이 많다”며 “이런 ‘다운사이징’은 업계에 추세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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