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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계셨을지도 모르는데" 마지막이 된 통화 '20초'

입력 : 2017-12-23 17:32:43 수정 : 2017-12-23 17: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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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건물 전체로 번진 오후 8시 1분 통화…그때까지 생존했다는 얘기"
서울에 사는 50대 주부 안모씨는 지난 21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친오빠가 제천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놀란 마음에 전화를 걸자 통화가 연결됐다.

다급히 "오빠 괜찮아? 어디야?"라고 재차 물었지만 별다른 응답 없이 20초 뒤 전화가 끊어지고 말았다.

안씨는 두 시간 넘게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수화기 반대편은 답이 없었다.

안씨의 오빠는 스포츠센터 6·7층 사이 계단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고인의 아들 안모(24)씨는 당시 고모의 통화 목록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휴대전화에는 21일 오후 8시 1분에 20초동안 통화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그 이후 오후 10시 4분까지 추가로 시도한 네 차례 통화는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안씨는 "당시 고모가 너무 많이 울어서 마지막 통화 당시 전화 반대편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대원이 받았다면 아버지 인적사항을 물어봤을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이 받았다면 당시(오후 8시 1분)까지 생존자가 있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그는 소방 당국으로부터 팔찌 외에 다른 유류품은 건네받지 못했다.

경찰 및 소방 관계자에게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는지 물었지만 "아직 습득된 것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는 "소방대원들이 많은 고생을 했고, 구조에 최선 다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소방 인력도 많고 장비도 좋았다면 아버지는 물론 누군가의 딸, 엄마를 더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안씨를 비롯해 사고 희생자가 변을 당하기 직전 가족과 마지막 통화를 한 사연이 속속 전해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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