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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안 했다" 제천 소방당국·유족 갈등 가열

입력 : 2017-12-23 12:19:20 수정 : 2017-12-23 12: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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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초기대응 부실 의혹에 관한 소방당국과 유족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사고 3일 차인 23일 희생자 합동분향소(제천체육관)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과 만난 유족 측은 소방당국의 공식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울분을 토했다.

굴절 사다리차 진입을 위해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 인근 불법 주차 차량의 유리창을 깬 뒤 핸드브레이크를 풀어 차량을 이동시켰다는 소방당국의 주장에 대해 유족 측은 "유족과 일반 시민들이 주차 차량을 치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소방대원들은 구경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물에 붙어있는 2t짜리 대형 LPG 탱크 폭발 위험과 주차장의 거센 불 때문에 굴절 사다리차 사용이 늦어졌다는 소방당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굴절 사다리차는 (고장 때문에)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화재 초반 2층 여탕보다 높은 난간에 매달린 사람을 구조하는 등 소방대원들의 2층 진입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주차장에만 불이 났을 뿐 다른 곳은 연기뿐이어서 백드래프트 우려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백드래프트(backdraft)는 차단된 공간에 산소가 주입되면 작은 불씨에도 불이 커지는 현상으로, 소방당국은 많은 희생자가 나온 2층 여탕 진입이 늦어진 이유로 이를 꼽고 있다.

그러나 유족 측은 "당시 여탕에 갇혔던 희생자들은 화재 발생 1시간 이후까지 가족에게 살려달라고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소방당국의 늑장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곳은 2층 여탕이었다. 헬스클럽 등이 있었던 6~8층에서 9명이 숨졌고, 이 건물에서 가장 낮은 여탕에서는 무려 20명이 사망했다.

유족 대표 5명은 이날 제천시 하소동 화재 현장에서 경찰의 감식 진행 상황 브리핑을 청취하기도 했다. 경찰은 건물주와 관리인, 부상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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