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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부州 돌며 1년간 총기 33정 구입… 대량살상 계획범죄 정황

입력 : 2017-10-08 18:55:58 수정 : 2017-10-08 20: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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州별 총기신고 규정 다른 점 악용/47정 사전 준비… 車엔 폭약 재료/경찰 동선 파악용 카메라 설치도/회계사서 은퇴한 60대 백인 범인/범행동기 미궁… IS 공모 물증 못 찾아/현재까지 59명 사망 520여명 부상 발생 1주일째를 맞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로 기록되는 이번 사건은 은퇴한 60대 백인 남성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났지만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 베이 호텔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회계사 출신인 스티븐 패덕의 단독 범행으로 파악됐다. 패덕은 사건 당일 호텔의 32층 객실에서 지상의 야외 콘서트 공연장을 메운 2만2000명의 관광객과 시민을 상대로 총기를 난사했다.

총기 난사로 59명이 숨지고 520여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중 37명이 크게 다쳐 앞으로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패덕은 총기난사 직후 자살했다.

경찰은 범행을 전후해 패덕의 방에 다른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공모 관련 증거도 드러나지 않자 이번 사건을 단독범의 소행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사건 발생 직후 자신들이 이번 총기난사의 배후라고 주장했지만, 수사당국은 IS의 선전술로 여기고 있다. 범행 동기도 오리무중이다. 패덕의 동거녀 마리루 댄리는 패덕의 범행 이전 특별한 낌새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다만 댄리는 경찰 진술에서 최근 몇 달 동안 패덕의 정신건강을 우려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댄리는 사건 당시 필리핀에 체류 중이었지만, 패덕의 범행이 알려진 직후 귀국했다.

슬픔에 잠긴 美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세인트 엘리자베스 앤 세턴 가톨릭 성당에서 열린 라스베이거스 총기 참사 희생자 장례식에서 남편을 잃은 로리 비턴(오른쪽)이 조문객과 포옹하고 있다.
베이커스필드=AP연합뉴스
범행이 치밀하게 준비됐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패덕은 지난달 28일 호텔에 투숙한 뒤 경찰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객실 안팎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유리창을 깨뜨려 조준경과 거치대를 이용한 사격을 준비했다. 경찰은 호텔에 주차된 패덕의 승용차에서 질산암모늄과 태너라이트 등 폭약 재료도 발견했다. 패덕이 범행 전에 호텔 32층 방 창문에서 지상의 음악축제 공연장에 모인 인파들까지의 거리와 탄도를 계산하는 등 치밀한 사전 준비작업을 한 손글씨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범행 직전 며칠 동안 매춘부를 불렀다고 AP통신이 7일 수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 조사 결과 패덕은 최소 47정의 총기를 보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라스베이거스 호텔 객실에서 23정이, 두 곳의 자택에서 24정이 발견됐다. 객실에서 발견된 총기 중 최소 12정은 연속해서 총알을 발사할 수 있는 반자동 소총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가 1982년부터 총기를 합법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모두 50정 이상의 총기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사건 발생 직전까지 1년 사이에 구입한 총기는 33정에 이른다. 주별로 총기 재구입 기간 제한과 신고 규정이 다른 점을 이용해 네바다와 유타,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남서부의 여러 주를 돌면서 소총과 권총, 산탄총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패덕의 재산이 법적 상속자인 동거녀 댄리와 형제인 에릭 패딕에게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소송도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제기됐다. 이번 사건 희생자 중 한 명인 존 피펜의 변호사가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지방법원에 패덕의 재산 동결 청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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