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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박봉보다 사회적 냉대가 더 힘들어요"

입력 : 2017-04-04 13:00:00 수정 : 2017-03-31 09: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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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첫 단추' 잘 끼워야 하는 이유
"최저시급 수준의 임금을 주면서 매일 같이 야근하길 바라는데 누가 중소기업에 들어가려고 할까 싶다. 그래도 먹고 살만큼은 줘야 중소기업 다니는데, 사장들은 자기 주머니 채우는 데만 혈안이고, 직원복지에는 관심 없는 회사가 대부분이다."(30대 직장인 A씨)

"요즘 같은 때도 초봉 1800만원인 회사가 있더라. 물가는 폭등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데,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 직장인으로 한국에서 사는 건 쉽지 않다. 심지어 작은 회사 다니는 사람과는 결혼도 하려 하지 않는다."(40대 직장인 B씨)

"중소기업에 10년 넘게 다니고 있는데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신입사원 시절엔 열심히 일하다 보면 나 자신과 이 회사의 미래가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런 비전이 없다. 급여도 겨우 입에 풀칠할 만큼만 준다. 일은 노예처럼 부려먹고, 직원 인격 짓밟는 건 예삿일이다. 이제 퇴사하고 다른데 알아보려고 하니 나이가 많아 받아주는 곳도 없다."(50대 직장인 C씨)

국내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대기업의 50%, 금융공기업의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에도 중소기업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은 낮은 연봉과 미래 비전 제시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무려 전체(15∼64세) 실업률 3.7%의 3배 수준이다.

청년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겨워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취업 재수해도 대기업이나 공기업 갈래요"

이는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중소기업 급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취업준비생들이 입사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2015년 기준 중소기업 제조업 직원 급여는 유사한 업종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대기업(300인 이상) 직원은 상여금 등을 포함한 월평균 임금총액이 561만원이었으나, 중소기업(5∼299인) 월평균 임금총액은 306만원으로 대기업의 54.5%에 불과했다.

특히 연봉이 높고, 안전망이 튼튼한 금융 공기업과 비교했을 땐 그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 금융공기업 직원 평균 연봉은 9543만원,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또 다른 공기업은 9385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월평균 임금을 연봉으로 계산했을 때 3672만원으로, 이런 공기업의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5년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청년층 취업선호도에서 중소기업은 6.1%로 △국가기관(23.7%) △공공기관(19.5%) △대기업(18.7%) 대비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었다.

◆앞으로도 중소기업 구인난 해결 어려울 듯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하는 게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2015년 중소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80.5%가 '현재 회사에서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5년간 인력 수급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도 거의 절반(41.0%)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실업률을 낮추고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직업교육기관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직원을 대상으로 지급한 성과급에 세액공제를 도입하는 등 세제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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