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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풍년이지만… 쌀값 폭락에 농심 타들어간다

입력 : 2016-09-12 19:49:23 수정 : 2016-09-13 09: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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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의 역설’ 재현 비상 올해에도 풍년이 예상되지만,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쌀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폭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풍년의 역설’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2013년 17만원대였던 산지 쌀값은 올해 13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충북·충남도연맹 회원들과 지역 농민들이 12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청사 앞에서 쌀값 안정을 위해 쌀수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본격적으로 쌀 수확이 시작되면 하락폭은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쌀 소비량은 점점 줄고 정부 재고량은 쌓여가고 있다. 정부는 공공비축미 매입 등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추락하는 쌀값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80㎏·도정쌀)은 13만7152원으로, 전년 동기(15만9972원) 대비 14.3% 하락했다. 올해 1월(14만6161원)과 비교해봐도 1만원가량 값이 떨어졌다. 쌀값은 3년 연속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2013년 17만5089원이던 산지 쌀값은 2014년 17만748원, 2015년 16만801원으로 하락했다. 도매가격(상품·20㎏)도 2013년 4만4129원에서 2014년 4만2597원, 2015년 3만9618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에는 3만6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수확하는 조생종 벼의 가격 하락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40㎏ 한 가마에 5만2000∼5000원이었던 호남지역 조생종 벼는 최근에는 4만2000∼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매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쌀 수확이 본격화하면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벼농사는 작황이 좋아 작년과 비슷한 수준(423만t)의 생산량이 예상된다.

기상 조건이 양호한 데다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고 병충해에도 강한 품종이 보급된 영향도 작용했다.

쌀 생산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쌀도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7월 기준 정부 양곡창고에는 쌀 175만t이 쌓여있다. 재고 쌀 적정 수준(80만t)의 2배가 넘는 상태로, 정부가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한 여력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농림부는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수확기를 앞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공공비축미 36만t, 해외공여용 쌀 3만t 등을 매입하고, 공공비축미 중 농가에서 갓 수확한 산물벼의 매입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벼 재배면적은 77만9000㏊로 지난해보다 2만㏊ 이상 감소해 쌀 생산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며,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의 수입 감소는 쌀 직불제를 통해 보전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쌀값 하락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쌀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전국쌀생산자협의회와 전국농민회는 “정부는 밥쌀 수입을 중단하고 쌀값 폭락 대책을 마련하라”며 “남북 쌀 교류, 해외원조, 공공급식 확대 등 장기적인 발전 방향에 근거한 재고미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쌀값 폭락뿐만 아니라 노동임금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NH농협 조사월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농업 노동임금은 농산물 가격보다 3배가량 빠르게 증가했다.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판매가격을 나타내는 ‘농가 판매가격지수는 최근 10년새 2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노동임금지수는 69.4% 치솟았다.

김종욱 농협중앙회 미래전략부 책임연구원은 “농촌 인력수급 문제는 농업생산 유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 과제인 만큼 외국인 고용허가제 쿼터(현행 6600명)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농협의 인력중개사업 강화를 통해 농촌 고용시장에 참여하는 인력풀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찬준·안용성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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