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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中 신혼부부, 화려한 결혼식 포기하고 3억3000만원 기부

입력 : 2016-02-03 14:08:01 수정 : 2016-02-03 14: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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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도 없고, 부케도 없었다. 결혼식이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화려한 장식이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신부는 심지어 드레스도 입지 않았다. 신랑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뒤, 가족들과 조촐하게 음식을 나눠 먹는 것으로 ‘결혼식’을 끝냈다.

지난해 11월, 백년가약을 맺은 중국 광둥(廣東) 성 차오저우(潮州) 시의 한 부부가 다가올 춘절(春節)을 맞아 미혼모 등 형편이 좋지 않은 이들을 위해 자그마치 180만위안(약 3억3000만원)을 기부할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모두가 우리에게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리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우리 생각은 다르다. 아무리 호화롭더라도 결혼식은 그 순간으로 끝난다.”

잔 이하오가 지난해 결혼을 준비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했던 말이다.

잔씨가 이같은 생각을 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당시 그의 아버지는 “가능하다면 결혼식을 간소하게 치르자”며 “부디 사회에 공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잔씨의 아버지는 그러면서 ‘기부’를 아들에게 제안했다.

잔씨의 부친은 광둥 성 내의 사업체 두 곳을 소유한 오너이자, 자선가로 알려졌다. 그는 돈이 많았으나 항상 남들에게 베풀기를 좋아했다. 그런 아버지를 어려서부터 옆에서 봤으니 잔씨가 결혼자금 수억원을 내놓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아내 첸씨는 남편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기억에 남을 정도로 멋진 결혼식을 꿈꾸지만 첸씨는 처지가 불쌍한 이들에게 베풀기를 거절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결정은 양가 부모님을 포함해 모든 가족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차오저우 시의 여성보호단체 관계자는 “꼭 필요한 이에게 돈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이번 춘절만큼은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잔씨부부는 총 450명에게 돈을 나눠줄 생각이다. 1인당 4000위안(약 74만원) 정도 돌아간다.

“적절한 때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부디 자녀들과 따뜻한 춘절 연휴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chinanews.com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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