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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하늘나라로 떠난 아들의 심장 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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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02 14:16:33 수정 : 2016-02-02 14: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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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더 클라크는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청진기를 꽂은 히더의 얼굴에서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하늘로 떠난 아들의 심장이 다른 소녀 가슴 속에서 ‘콩닥콩닥’ 뛰고 있었다. 아들은 아직 이 세상에 살아있다.

히더를 본 에스더 곤잘레스도 울었다. 여러 생각이 겹쳤다. 아들 잃은 엄마의 눈물, 딸을 겨우 되살린 기쁨 등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빚어냈다. 깍지 낀 손을 입에 가져다 댄 에스더는 히더보다 울지 않으려 노력했다.



에스더의 딸 조단(4)은 생후 18개월이던 지난 2013년 루카스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조단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인 심장질환이 있었다.

조단에게 심장을 내어 준 루카스는 같은해 보모 남자친구의 학대로 세상을 떠났다. 생후 7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무렵이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의 피닉스 어린이 병원은 눈물바다였다.

조단을 약 3년 만에 만난 히더는 북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했다. 귀에 꽂은 청진기로 들린 심장소리는 분명히 아들의 것이었다. 그는 조단이 무사히 살았다는 사실과 아들의 심장이 다른 아이에게 새 인생을 줬다는 점 등을 고마워했다.

조단은 히더에게 선물 하나를 건넸다. 가슴에 분홍 리본이 달린 곰인형이었다. 리본을 누르면 심장 뛰는 소리가 난다. 히더는 조단에게 “고마워”라고 연신 인사했다. 하늘에 있는 아들이 또다시 생각났다.



히더와 에스더는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루카스의 심장이 맺어준 새로운 인연이었다. 히더는 에스더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정말 믿을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조단은 히더에게 청진기를 받아 자기 귀에도 꽂았다. 그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직접 들어보기도 했다.

히더와 에스더 그리고 조단 등의 사연은 ‘Donate Life Arizona’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소개됐다. 이곳은 장기기증 운동을 펼치는 애리조나주의 비영리 단체다. 많은 네티즌들은 “히더의 기분이 어떨지 짐작된다”며 “조단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고 반응을 보였다.



한편 조단 외에도 두 명이 루카스의 장기 기증 덕분에 새 인생을 찾았으나, 이들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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