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S 스토리] "아들, 군생활 잘하나" 얼굴 보며 통화… PX선 휴대폰 대여도

관련이슈 S 스토리

입력 : 2016-01-30 10:00:00 수정 : 2016-01-30 02:30:2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군대 전화’ 전성시대다. 수신자부담 전화(콜렉트콜)의 ‘요금폭탄’으로 장병들이 선뜻 통화하지 못하고 지인들의 전화요금 청구서를 보며 한숨 쉬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가족이 복무 중인 병사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길이 열려 군생활이 궁금해도 연락이 오기까지 노심초사하며 기다릴 필요도 없어졌다. 국방부는 2014년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직후 ‘병영문화 혁신 대책’을 발표하며 군 내 가혹행위와 악습 철폐 운동에 나섰다. 대책 중 핵심은 가정과 병영의 소통 강화다.


하루 일과를 마친 병사가 병영생활관 내 생활실에 설치된 수신용 공용 휴대폰으로 가족과 통화하고 있다. 수신용 공용 휴대폰은 전군에 4만4686대가 설치된다.
국방부 제공
군은 금기시됐던 병사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가하는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도입과 공중전화 요금 인하, 전화 서비스 확대 등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병사와 가족이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영상공중전화가 도입됐다. 수신자가 ‘스팸 전화’로 오인해 병사들의 전화를 받지 않는 일도 크게 줄었다. SNS인 네이버 ‘밴드’가 도입되면서 부대와 부모, 병사가 소통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인터넷과 모바일로 확장하고 있다.

병사들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횟수가 늘자 고객 유치에 고심하는 통신사들도 ‘군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PX서 휴대전화 빌리고 가족과 영상통화도


현재 군에서 병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화 서비스는 기존 공중전화와 수신자부담 전화 외에 휴대전화 대여 서비스, 수신용 공용 휴대폰, 영상공중전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휴대전화 대여 서비스는 국군복지단 주관 하에 군 마트(PX)를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다. 부대 안 PX에 비치된 휴대전화를 기본료 없이 빌려 미리 충전한 금액만큼 통화와 문자를 보내는 방식이다. 부대에서는 PX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나 외출이나 외박을 나간 병사는 부대에 복귀할 때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국군복지단 관계자는 “PX마다 충전거치대 1대와 휴대전화 10~40대씩 비치한다. 현재 920개 PX에 설치를 마쳤다”며 “병사들도 PX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폰’은 국방부가 추진 중인 병영문화 혁신 대책의 핵심이다. 병사들이 자유롭게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병영생활관 내 생활실에 수신용 공용 휴대폰 1대씩 모두 4만4686대를 설치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병사들의 부모와 지인은 일과 시간 이후(오후 6시~오후 10시)와 휴일에 통화할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여름 출시한 폴더형 스마트폰 ‘젠틀’을 군 요구에 맞게 개조한 공용 휴대폰은 군사보안을 위해 GPS와 카메라, 외부저장매체, 녹음, 음성발신 기능을 제거하고 인터넷과 와이파이를 차단했다.

병사들의 오랜 통화수단이던 병영 내 공중전화도 서비스가 개선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5일부터 공중전화 요금을 기존 요금보다 평균 37% 내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병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지불방식인 후불카드는 48.8%,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은 30.3% 인하됐으며, 요금 부과 방식도 10초 단위에서 1초 단위로 바뀌었다. 여기에 수신기능을 추가해 지인들이 공중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병사 개인당 연간 통신비가 14만원에서 9만원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7957대가 도입될 영상공중전화는 면회가 어려운 격오지 부대 장병들이 지인들과 영상을 통한 대면 통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병사들의 고립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화 외에도 2014년 병영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육군에서 시작된 소셜미디어 ‘밴드’는 부대·부모·병사 간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2만5000여개 육군 밴드가 개설됐으며 약 28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밴드는 지난해 메르스와 북한 포격도발 상황에서 육군 부대의 상황을 병사 가족들에게 신속히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군인 시장을 잡아라” 통신사 부가서비스 경쟁


병사들의 전화 횟수가 늘어나면서 ‘군인 시장’을 잡으려는 공중전화·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폰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12월까지 공용 휴대폰 4만4686대와 요금, 통신중계기 신설, 유지보수 등에 필요한 600억원 상당의 비용을 부담한다. KT는 군대에서도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나라사랑 요금제’를 지난해 10월 선보였다. 병사가 나라사랑 카드로 부대에서 전화를 걸면 수신인 휴대전화에 병사 본인 번호가 표시돼 ‘스팸 걱정’을 덜 수 있다. SKT는 군인 고객이 휴가를 나오면 하루 2000원에 음성통화와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부가요금제 ‘지켜줘서 고마워’를 지난달 출시했다. 세종텔레콤과 원포유 등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장병 고충상담전화 무료 제공, 어버이날 장병 1인당 무료통화 같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