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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논란' 건보료 개편 백지화…'오락가락' 눈총

입력 : 2015-01-28 19:07:22 수정 : 2015-01-28 22: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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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 하루 전에 연기
또 “오락가락 정책” 눈총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서울 용산구의 한 극장에서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하기 전 영화배우 황정민씨(맨 오른쪽)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CJ 그룹 회장, 박 대통령, 윤제균 감독.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근혜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정책이 사실상 폐기됐다. 건보료 체계 개선은 38년 만에 대대적으로 손질하던 사업이었다. 공식 발표를 하루 앞두고 ‘편법증세 논란’에 부담을 느껴 돌연 정책을 포기함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가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하루 만에 번복한 데 이어 우왕좌왕 행정이 이어지고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보육시설 아동학대와 관련한 대책을 보고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28일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기자실을 찾아 “올해 중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며 “건보료 개편을 연기해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연기하겠다고 말했지만 내년 4월 총선이 예정돼 있고 여야 국회의원들의 반대가 확실해 다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은 29일 전체 회의를 열어 개선안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문 장관은 “(개편 후) 지역가입자의 건보료가 줄어드는 데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추가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나 피부양자의 부담이 늘어나면 솔직히 불만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예상되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정책 추진을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복지부는 건보료 인상으로 불만을 표출할 고소득층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논의된 건보료 개편 방향대로 부과체계가 바뀌면 고소득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 등 45만여명이 건보료를 더 내야 한다. 

오늘 발표 예정이던 개편안 보건복지부는 3년에 걸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이 논의한 소득 중심의 건보료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이달 초 출입 기자단에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 앞머리에는 1월29일로 예정된 기획단 전체회의 이후로 보도일시가 정해진 자료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남정탁 기자
하지만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일반 가입자들은 오히려 건보료를 더 적게 내게 된다. 복지부는 그동안 논의에 활용된 자료가 2011년에 작성된 것이어서 추가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이 필요다는 점도 연기 이유로 들었으나 이미 여러 차례 확정을 예고했던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부는 2013년부터 개선기획단을 만들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이원화된 건보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 부과체계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직장가입자의 보수외 소득에 대해 건보료를 부과하고 지역가입자 건보료 산정 기준에서 성·연령과 자동차 보유 등을 제외하는 기본 방향을 밝힌 바 있다.

복지부가 돌연 정책 추진을 포기한 것은 정치권 안팎에서 무리한 세원 마련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문 장관은 지난 27일까지만 해도 세종시 복지부 기자실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클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사회적 논의가 우호적이지 않아 발표시기를 늦추자는 것이지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책 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복지부는 지난해 개선안을 사실상 완성한 뒤 발표 시점을 올해 1월로 연기했다가 최근 편법증세 논란 비난이 일자 또다시 발표를 미루려 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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