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댐 저수율 절반 못 미쳐… 농·공업 용수 공급 차질 우려 저수율 48.7%. 우리나라 전국 다목적댐의 실태다. 필요한 물의 절반도 못 채우고 있다는 얘기다. 올여름 장마철이 20년 만에 이른바 ‘마른 장마’로 끝나면서 물부족 현상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대로라면 올겨울과 내년 봄 농·공업용수와 식수 공급 차질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소양강·안동·용담댐 등 전국의 다목적댐 18곳의 25일 오전 7시 현재 저수율은 48.7%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시기(61.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들 댐을 다 채우려면 아직도 65억1320만㎡의 물이 더 필요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가뭄이 특히 심하던 안동댐에 대해서는 지난 18일 농업용수 공급을 8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감량하는 조치를 내렸다. 올해 안동·임하댐의 물 유입량은 준공 이후 22년 동안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행히 지난 주말 이어진 비로 유입량이 늘고 인근 임하댐의 저수량도 높아져 한숨은 돌린 상황이다. 단비가 없었다면 안동댐(저수율 27.9%)과 임하댐(47.2%)은 오는 12월20일 전후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가뭄의 가장 큰 원인은 예년보다 적은 강우량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19일까지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강우량은 평년에 비해 각각 62.9%, 95.6%에 불과했다. 강우일수는 중부, 남부가 각각 평년에 비해 97%, 113.5%로 비 오는 날은 적지 않았는데 실제 내린 비의 양이 턱없이 모자랐다.

비상상황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상황에 과거 가뭄 연도의 저수량 등을 대입하면 가뭄대응단계가 4단계 중 3번째로 높은 ‘경계단계’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수자원공사도 지난 7월부터 가뭄대책반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추가 댐·보 건설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의 다목적 댐은 강수 빈발 지역의 상류에 위치한 곳이 많아 물을 효과적으로 가두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4대강의 16개 보가 주변 농경지 가뭄 해갈 등에 도움이 됐다는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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