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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러 제재 놓고 EU 주요국간 이견… '솜방망이' 그치나

관련이슈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입력 : 2014-07-22 20:06:55 수정 : 2014-07-23 01: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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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관리 비자발급 중단 조치
英 “3단계 고강도 압력을” 주장
유럽연합(EU)이 말레이시아 여객기(편명 MH17) 격추 책임을 물어 러시아 추가 제재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제재 수위를 둘러싼 이견이 표출돼 솜방망이 제재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어떤 식의 제재든 이미 휘청대는 러시아 경제에 결정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외무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러시아 추가 제재를 논의했다.

프란스 팀머만스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회의 후 “우크라이나 사태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 관리들의 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재 대상자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EU 집행위원회가 무기와 에너지, 금융 부문을 목표로 더 강력한 제재를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반군에 공급한 러시아 관리들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은 무기수출 금지 등을 포함해 금융·에너지 등 한 분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3단계’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가 그동안 2단계 제재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 72명, 크림반도 2개 에너지 기업을 제재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3단계 제재가 이뤄지면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국 경제도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에서 합의를 이루기 쉽지 않다.

특히 프랑스는 러시아에 오는 10월 미스트랄급 상륙함 2척을 인도하기로 계약한 상태라 무기 금수에 동의하기 어렵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석유와 가스의 대러 의존도가 높은 탓에 강경제재를 기피하는 빛이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제재가 오히려 러시아를 자극해 진상 규명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적으로는 미국과 EU의 제재가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러시아 경제는 제재로 이미 많이 망가졌다. 미국과 EU의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에 분명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해외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연일 바닥을 치고 있다. 루블화로 거래되는 러시아 증시지표인 MICEX 주가는 지난 1월보다 4% 하락했다.

영국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는 러시아 재벌 19명이 지난 1월 이후 최근까지 입은 손실액이 145억달러(약 14조85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러시아 최고 부자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는 25억달러를 잃었고, 노보리페츠크철강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리신 회장도 240억달러 손해를 입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러시아 경제가 0.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소재 베렌버그은행 홀저 슈미딩 이코노미스트는 CNN머니에 “새로운 제재는 러시아 경기침체 위험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1일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 조사를 위한 국제조사단의 현장 접근과 조사가 즉각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안보리는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충분하고 객관적인 국제조사가 필요하고 사건 관련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은 우크라이나 인근 지역 국가에 대해 국제조사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호주 측이 작성한 결의안 초안 내용 중 ‘격추됐다’는 표현을 ‘추락했다’고 바꾸고 국제조사단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언급한 부분을 ‘우크라이나도 조사단에 참여하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주도한다’는 내용으로 바꾸는 것을 조건으로 찬성표를 행사했다.

이진경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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