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의 측근들이 캐나다에 설립한 자선단체를 통해 9만여평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한 뒤 청소년 수련시설로 운영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100억원대로 추산되는 이 부동산의 실소유주는 유 회장 일가로 추정된다.
15일 세계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일명 ‘구원파’로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조직인 ELC(Evangelical Layman’s Church)는 2006년 5월 캐나다 밴쿠버 인근 벨카라(Belcarra) 지역에 있는 휴양지 ‘캠프하우디(Camp Howdy)’를 매입했다.
캠프하우디는 기독교 선교단체인 YMCA가 청소년 야외수련회 장소로 활용하던 곳으로, 74에이커(29만9000㎡)에 달한다. 캠프하우디에는 숙박 시설이 건립돼 있으나, 대부분은 개발되지 않은 자연 상태의 휴양지다. 당시 자금난을 겪었던 YMCA가 경비 마련을 위해 ELC에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YMCA 내부에서는 ‘800만∼1200만 캐나다달러(75억4400만∼113억16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하우디를 사들인 ELC는 구원파의 해외 선교조직 중 하나로, 캐나다 현지에 비영리 자선단체로 등록해 활동 중이다. 2012년 말 현재 ELC의 등기 임원(Director)은 총 6명인데, 이들은 캐나다 밴쿠버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구원파 신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부는 유 회장의 사진을 판매하려고 세운 회사인 아해프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핵심 측근이다.
ELC가 캠프하우디를 사들인 직후부터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벨카라 지역이 통째로 구원파 신도들에게 넘어갔다. 실제 주인은 과거 ‘오대양 사건’ 때 교주였던 사람이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계약은 현지 언론에도 소개될 정도로 화제였지만 땅을 매각한 캐나다 YMCA는 ELC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YMCA는 이 계약 직후 벨카라 자치행정조직에 거래 내용을 신고하면서 “ELC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의 대규모 휴양시설인 하이랜드 스프링스 리조트에서 청소년 과학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선 종교 단체”라고 보고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관련 기사에서 오대양 사건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가 그 배후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에 대해 인천 지방검찰청은 공문에서 오대양 사건이 “당시 수사기록 검토 결과 집단자살이 구원파 측이나 유병언 회장과 관계있다거나 5공 정권의 비호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와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라는 직위가 없어 오대양 사건 당시 유병언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목사로 재직한 사실이 없으며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신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천해지, 천해지의 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고, 유 전 회장은 높낮이모임을 통해 회사 경영에 참여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추정재산 중 상당수의 땅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목적으로 설립된 곳으로 유 전 회장의 소유가 아니고, 해외에 어떤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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