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10곳 중 2곳만 참여, 동네병원 대부분 정상 진료 대한의사협회가 10일 영업정지와 형사고발 등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에도 예정된 집단휴진을 강행했지만 우려했던 큰 ‘진료 공백’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휴진율이 높은 일부 지방에서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의료기관의 절반가량이 집단휴진에 참여한 부산과 충남 등 지역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월요일에 집단휴진이 이뤄져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관절염 때문에 병원을 찾은 최모(71·여)씨는 “뉴스를 통해 휴진하는 곳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병원에서는 사전에 어떤 안내도 없었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왔는데 헛걸음을 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충남에서도 987개 동네병원 가운데 487곳(복지부 집계)이 집단휴진에 참여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집단휴진 참여율이 19%에 그친 서울지역에서는 대부분의 병원이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서울 5대 대형병원 중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유일하게 집단휴진에 동참한 세브란스병원 역시 큰 의료 차질은 없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는 540여명의 전공의 중 200여명이 휴진에 참여했다. 하지만 수술실과 응급실, 중환자실 등 근무 필수인력은 법적으로 휴진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응급상황이나 수술에 지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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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병원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 도입과 의료법인 영리화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해 집단휴진에 들어간 10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동네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원 정문에 게시된 휴진안내문을 읽고 있다. 이제원 기자 |
동네병원들도 대부분 정상진료를 해 진료 공백 등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과 1호선 대방역 부근 병원 21곳 중 휴진을 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집단휴진을 의식한 듯 ‘3월10일 정상진료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곳도 있었다. 진료 거부 참여율이 저조한 전북과 광주, 울산 지역도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면서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집단휴진으로 인한 진료 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의 보건소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진료실을 연장 운영했다. 이날은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사들이 제한적이어서 큰 불편은 없었지만 24일부터 예정된 ‘2차휴진’이 강행될 경우 심각한 의료 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오늘까지는 주말에 이어 ‘3일 연휴’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큰 문제가 아닌데, 진짜 문제는 (2차 집단 휴진이 시작되는) 24일부터”라고 말했다.
김유나·권이선 기자, 전국종합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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