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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돌고 돌아 제자리… 또 눈물 흘린 개미

입력 : 2013-12-29 21:01:02 수정 : 2013-12-29 2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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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2013증시 되돌아보니 2013년 금융투자시장은 한 해 내내 미국 양적완화 축소, 뱅가드의 한국물 청산, 엔화 약세 등 다양한 이슈에 출렁거렸다. 그럼에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투자종목은 선진국 주식이다. 1년간 22%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투자종목은 금, 옥수수 등 원자재다. 승승장구하던 금은 -29%, 옥수수는 -38%, 구리는 -8%로 수익률이 추락했다.

선진국 증시 강세는 글로벌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몰려든 자금이 주로 선진국에 집중된 결과다. 글로벌 주식형 뮤추얼 펀드 유입 자금은 전년 대비 7배나 증가해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온 막대한 자본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간다는 ‘그레이트 로테이션(대전환)설’의 단초가 됐다. 반면 국내 증시는 0.2%(코스피)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성적이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한 신흥국에 비하면 그나마 선방한 셈이다. 하반기만 놓고 보면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7% 넘게 상승해 내년 경기에 대한 희망을 보여줬다.

◆또 눈물 흘린 개미투자자


개인투자자는 올해 증시에서 또 패배자로 기록됐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 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25개 종목 중 24개가 연초 또는 상장 당시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개인 순매수 규모가 7317억원으로 가장 컸던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연초 16만7000원에서 현재 6만4500원으로 61.0% 추락했다. 개인투자자 매수 상위 종목 중 40% 이상 주가가 급락한 종목은 삼성엔지니어링 외에도 GS건설(-47.6%), 현대상선(-52.1%), STX팬오션(-83.8%) 등 3개나 됐다. 대략 5개 중 1개꼴로 반 토막이 난 셈이다. 개인 순매수 상위 25개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셀트리온(46.4%)뿐이었다.

개인 순매도가 집중된 종목은 대체로 올랐다. 개인 순매도 상위 25개 종목 중 연초보다 주가가 내린 종목은 기아차(-1.1%), 삼성물산(-5.8%), LG(-2.2%) 등 세 개에 그쳤다. 개인 순매도 1위였던 SK하이닉스는 연초 대비 42.3% 상승했고, 엔씨소프트(63.1%)와 서울반도체(61.4%) 등도 주가가 많이 올랐다. 네이버 주식의 경우 개인이 16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주가는 223.4%나 급등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올해도 선전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5개 종목 중 연초보다 주가가 내린 종목은 7개에 불과했고, 기관 역시 순매수 상위 25개 종목 중 17개의 주가가 올랐다. 연초 대비 수익률을 비교 가능한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외국인 32.1%, 기관 7.5%로 외국인이 우세했다. 올해 하반기 외국인들이 역대 최장기간 ‘사자’ 행진을 벌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개미투자자의 패배 원인은 삼성전자 쇼크, 양적완화 축소 논란 등으로 변동성이 강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정보력과 자금력에서 절대적인 열세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엇나가기 일쑤인 증권사 전망도 개인투자자에게 독이 됐다. 지난해 말 국내 증권업계는 올해 코스피가 “최고 2554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장밋빛 청사진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실제 올해 코스피 최고점은 종가기준으로 10월30일 2059.58로 전망보다 무려 500포인트나 낮다. 증권업계는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의 대외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주가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코스피의 대체적인 흐름을 내다보는 정도의 의미로 봐야 한다”고 변명했다.

◆2014년 전망은 맞을까

올 연말에도 증권사들은 “내년에 코스피가 최고 250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까지 국내 증권사 22곳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전망치의 하단과 상단 평균은 각각 1914, 2335였다.

당장 내년 1월 국내 주식시장의 핵심 변수는 경기회복 기대와 기업실적, 양적완화 축소 이후의 환율·외국인 동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실적 예상치가 낮아지고 엔화 약세 지속이 전망되는 반면에 선진국과 국내경기의 회복세와 정부의 정책 효과에 거는 기대도 커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1월 코스피 전망은 하단을 대체로 1930∼1950으로, 상단은 2050∼2100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장분석팀장은 “리스크(위험)와 기대 요인이 반반”이라고 분석했다. 하방 요인의 핵심은 엔화 약세다. 18일 미국이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 규모를 1월부터 750억달러로 줄이기로 방침을 정하자 달러 강세에 맞물려 엔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1월에 시작되면 엔화 약세 흐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러한 악재가 이미 상당 부분 12월 주가에 반영된 만큼 1월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주가 상향 요인으로는 경기회복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전분기 대비 4.1%(연환산)로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을 비롯해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우리나라도 전년 동기 대비로 3분기 성장률이 일곱 분기 만에 3%대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수요는 한국의 수출 증가를 통해 국내기업 이익의 본격적인 개선을 이끄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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