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김정일 추모대회 나오면 건재” 과거에도 숙청됐다 부활한 적이 있는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에도 실각 위기를 딛고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을까.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장성택이 반당·반혁명 종파 행위 혐의를 적용받은 것이라면 아무리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부라고 해도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장성택은 이미 김정일 시대에 몇 차례 고초를 겪은 경험이 있는 인물로 섣불리 권력남용을 했을 개연성이 희박하므로 다시 건재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모든 책임을 숙청 대상에 오른 측근들에게 전가하면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 맹세를 통해 재기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일성대 서울동문회장인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장성택은 과거에도 끼고 돌던 부하가 총살당한 적이 있다”며 “그때 장성택은 냉정하게 (그들과 그들이 연루된 일에 대해) 모른다고 했고 아끼던 부하들이었는데도 구원의 손길을 건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성택 측근들이 김정은의 지도력에 도전하는 ‘불경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장성택 본인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나면 생존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학술회의에서 “황장엽 노동당 비서 망명 당시 약 3000명이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갔는데 이번 여파로 희생자는 최소 3만명 이상 되리라 본다”고 관측하면서도 “(김정은 고모이자 장성택 부인인) 김경희가 살아있는 한 그 누구도 장성택을 다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성택은 굉장히 똑똑하고 김정일 체제에서 40년간 버텨온 사람이라 어떤 말을 하면 죽고 어떤 말을 하면 사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바보 같은 일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동렬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장성택의 실각 여부는 불투명하다면서 “김정은이 자기 안전판을 제거할 리 만무하다. 장성택이 오는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하루 전에 열리는 중앙추모대회에 나타나면 아주 건재한 것이고 그날 안 나와도 장성택은 2∼3개월 후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서·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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