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은 자아비판 하는 상황일 것”
北 경제특구 개발 인적 쇄신 불가피 북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인 리룡하 당중앙위원회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은 ‘월권’과 ‘분파행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 등 3가지 죄명으로 공개처형됐다고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밝혔다. 정 위원은 “리룡하와 장수길은 ‘장성택 등의 뒤에 숨어서 당 위의 당으로, 내각 위의 내각으로 군림하려 했다’고 비판받았다”면서 “이들은 ‘경제과업 관철 및 군사 분야에까지 관여하려 책동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정 위원은 “리룡하와 장수길 모두 당중앙위원회의 간부들이므로 이들의 반당 혐의에 대한 조사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 의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장성택 측근의 공개처형에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황병서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리룡하와 장수길의 공개처형 시기는 지난달 29일 김정은의 삼지연군 방문 직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평양을 떠나 양강도 시찰에 나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아직 평양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장성택의 자형인 전영진 쿠바 대사와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에 이어 장성택의 누나이자 전영진 대사 부인인 장계순 일가족도 이날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장성택이 자기 집에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아비판을 하는 상황이 가장 맞을 것”이라면서 “장성택은 부인인 김경희가 살아 있는 한 구속이 되거나 신체적인 위협을 받는 상황을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내 경제특구 개발을 담당하는 국가경제개발위원회와 이 위원회 산하로 북한의 외자 유치를 담당하는 합영투자위원회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인적 쇄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가경제개발위원회는 장성택의 측근인 김기석 전 합영투자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철석 전 합영투자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이 연구소 주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장성택이 관여했던 대외경제협력 조직과 합영투자위원회의 전면 개편을 통해 김정은 친정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관련 조직의 인적 청산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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