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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날개 꺾인 보라매 사업, 최소 60조원 경제효과도 날아가"

입력 : 2013-11-22 19:27:07 수정 : 2013-11-22 22: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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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이전 등 불투명 ‘리스크’만 안아
“항공산업, 창조경제 바람도 못타고…”
“9만개의 일자리와 최소 60조원의 파급효과를 볼 수 있는 보라매사업이 결국 F-35A 수의계약으로 날아가게 됐습니다.”

군이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과 관련해 F-35A 40대를 우선 구매하는 것으로 소요를 결정하자 관련 항공업계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보라매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차질을 우려했다.

이희우 충남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논란이 많은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당장 40대만 도입되기 때문에 전력공백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KF-X 개발에 필요한 기술 이전 역시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하다”고 말했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도 “비용, 도입시기, 성능이 미지수인 상태에서 도입을 결정하는 바람에 국가적으로 큰 리스크를 안게됐다”며 “국내 항공방위산업에도 적신호가 켜졌고 대규모 국책사업을 관리하는 법절차도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미국은 한국의 방산기술 발전을 경계하는데 KF-X 개발에 필요한 기술이 제대로 이전될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일본이 F-35를 국내생산하는 데 만약 일본에서 생산한 부품이 한국의 F-35에 장착되거나 후속군수지원과정에서 들어올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F-X를 통한 대규모 기술이전으로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희망을 걸었던 항공업계는 “국내 항공산업 발전은 끝났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F-X사업은 60대의 전투기 구매 비용과 30년간의 유지보수 비용을 더해 30조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도입 사업이었다. 이를 통해 13년간 지지부진했던 보라매사업을 실현할 유일한 기회였다는 점에서 항공업계의 상실감은 예상보다 컸다. F-35A를 선택할 경우 기술 이전이 어렵고 가격과 기체 인도 지연, 하자 발생 등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것은 물론 국내 항공산업에 별다른 파급효과를 불러오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이미 F-15K를 선택했던 1, 2차 F-X 사업 과정에서 경험했던 일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13년간 3명의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보라매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이번만은 창조경제와 함께 바람을 탈 것으로 기대했는데…”라며 씁쓰레했다. 합참의 결정 이후 국내 항공산업의 선두주자격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주가는 하락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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