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외교통상부와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3시쯤 나이지리아 남부 바옐사주(州) 브라스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건설 현장에서 무장괴한들이 한국인 4명과 나이지리아인 근로자 1명을 납치해 강제로 쾌속정(스피드보트)에 태워 달아났다.
납치된 사람은 채모(59), 김모(49), 또 다른 김모(49), 이모(34) 씨 등 4명과 현지인 1명이다. 당시 브라스섬에는 현대중공업 소속 한국인 근로자 6명이 체류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배관, 철골 구조물을 생산하는 제관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바옐사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일부 임직원을 현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된 근로자들은 섬을 떠나 나이지리아 남부의 니제르 델타 인근 내륙으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교부와 주나이지리아 한국대사관은 사건 발생 직후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납치 이유나 납치 세력 정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근로자를 납치한 무장괴한들로부터 아직 연락온 것은 없다”면서 “외교부와 현지 경찰, 주정부와 긴밀히 접촉해 이들 4명이 안전하게 풀려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에서는 금전을 요구하는 납치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돈을 요구한 납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사건으로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인이 납치된 사례는 2006년 이후 모두 5건으로 늘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4월 대우건설 직원 1명이 납치됐다가 교섭을 통해 10여일 만에 풀려났다. 나이지리아에는 현재 현대중공업과 대우건설 등 11개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한국인 약 650명이 체류하고 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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