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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파괴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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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9-09 20:57:49 수정 : 2012-09-09 20: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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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경제국 브라질, 성장 위해 보호보다 개발에 무게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세계에서 가장 긴 강과 가장 큰 밀림 속에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목재와 철광석, 금 등 자원도 엄청나다. 그런 만큼 인간 욕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아마존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이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아마존 밀림에서 벌어지는 채금 현장. 채금업자가 무분별하게 땅을 파헤쳐 금 원석을 찾고 이를 물과 화학약품으로 처리하면서 밀림이 황폐화하고 물은 오염되고 있다.
◆브라질… 개발과 보전 사이


아마존 전체 면적의 58.4%를 차지하는 브라질은 신흥경제국을 뜻하는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1년 국내총생산(GDP)은 영국을 제치고 세계 6위를 기록했다. 2014년과 2016년에는 월드컵과 올림픽을 개최한다. 필연적으로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마존 개발과 보호 사이에서 브라질은 고민하고 있다.

브라질은 오랫동안 아마존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1990∼2000년 연평균 1만㎢씩 사라지던 브라질 아마존 파괴 면적은 지난해 6237㎢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각종 댐과 도로 등 기반시설 공사를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브라질 동부 파라주에 건설 중인 벨루 몬치 댐 및 수력발전소는 환경단체와 원주민의 격렬한 반발을 사고 있다.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도 나서 댐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해 건설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파라주 연방법원은 지난달 14일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바로 공사 허용 결정을 내리면서 벨루 몬치 댐 공사는 지난달 29일 재개됐다.

브라질 아마존 원주민이 벨루 몬치 댐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원주민 주거지와 열대우림 파괴 우려를 내세운 환경단체와 원주민의 반대에도 정부는 전력생산을 이유로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벨루 몬치 댐은 연간 전력 생산량이 1만1200㎿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크다. 반면 댐 건설로 인한 주변지역 수몰로 원주민 1만6000명이 고향을 잃고 열대우림 400㎢가 사라지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벨루 몬치 댐 인근에 연간 전력 생산능력 373.4㎿의 산투 안토니우 댐 건설을 승인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정부가 환경문제로 그동안 제동을 걸었던 아마존 삼림지역 댐 건설의 빗장을 푼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 내 또 다른 이슈는 삼림법 개정이다. 브라질 의회는 4월 토지 소유주의 의무 보존 면적을 완화하는 삼림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전 법에서 아마존 토지 소유자는 소유지 삼림의 80%를, 다른 지역은 삼림의 20%를 의무적으로 보존해야 했다. 개정법에선 80% 삼림 보호 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부분거부권을 행사해 개정안을 의회로 돌려보내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으나 규제 완화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제되지 않는 난개발


아마존 파괴의 가장 큰 문제는 브라질 외 아마존을 공유하는 8개 국가다. 브라질 내 아마존 파괴율은 0.18%에 불과하다. 반면 아마존 면적의 7.7%를 보유한 볼리비아는 지난해 0.76%가 파괴됐다. 0.9%로 가장 작은 면적을 가진 에콰도르도 0.28%가 파괴됐고 콜롬비아와 페루 파괴율도 각각 0.27%, 0.24%에 달한다. 전체 파괴 면적도 브라질은 감소세인 데 반해 브라질 외 국가에서는 1990∼2000년 연평균 5019㎢에서 지난해 7205㎢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브라질보다 낮은 경제수준에다 불법 벌목 등을 규제할 정부 능력의 한계, 환경 보호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등으로 난개발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

페루에서는 ‘골드러시’가 화근이다. 최근 국제 금값이 오르면서 페루 남서쪽 마드리 데 디오스 지역은 금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페루 정부가 추산하는 이 지역 금광은 약 5만여개에 달한다. 채금업자들이 금맥을 찾아 나무를 베어내고 땅을 파헤치면서 디오스 지역은 황폐해지고 있다. 또 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금속인 수은을 사용하고 있어 수질 오염도 가중되고 있다.

수리남이나 가이아나 등에서도 금광 개발이 아마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석유기업들이 아마존 정글에서 유전을 개발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에콰도르는 석유 수출을 통해 연간 조세 수입의 3분의 1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전 국민의 30%가 빈곤층인 에콰도르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석유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콜롬비아에서는 생계형 농사를 짓기 위해 나무가 베어지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볼리비아, 페루 등에 걸쳐 있는 안데스 산맥 주변 아마존이 전체 아마존의 생명줄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한다.

볼리비아 외교부에 환경문제를 자문해주는 디에고 파체코 교수는 “많은 국가가 합법적, 불법적으로 행해진 파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며 “분명한 정책 없이 땅의 불법 사용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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