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공해상으로 1단계 로켓 추락 가능성 정부는 북한이 다음달 12∼16일 사이에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서 발사할 ‘광명성 3호 위성(장거리 미사일)’이 서해상을 따라 목포 서쪽 인근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서해와 남해에 2척의 이지스함(7600t급)을 배치해 미사일 궤적을 추적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사일을 요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군 당국이 지난 16일 북측 발표처럼 광명성 3호가 한반도 남쪽 태평양을 겨냥해 발사되면 예상 궤적은 목포 서쪽 인근 해상을 지나 필리핀 동쪽 공해상에 떨어질 것이라고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16일 북한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통보한 1, 2단계 로켓의 낙하 추정 좌표에 따르면 1단계 로켓은 변산반도 서쪽 140㎞ 공해상, 2단계 로켓은 필리핀 동쪽 190㎞ 공해상에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로켓에서 분리된 추진체나 잔해가 우리 영해나 영토에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식통은 또 “군 당국이 현재 보유한 장비로는 미사일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본처럼 ‘영공 통과 시 요격’을 언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안보리 대북 결의안 1874호 위반을 비판하는 정도로 대응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2009년 6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1874호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어 북한이 비군사적 위성을 발사해도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날 무렵 이미 성층권을 벗어나 군의 미사일 하층방어시스템으로는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 역시 최근 공중레이저발사기의 미사일 요격을 비용·기술 문제로 포기한 만큼 광명성 3호 발사를 그냥 지켜볼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으로선 요격을 시도했다가 실패할 경우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중국·러시아가 북한 로켓을 위성발사용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군이 보유한 한국형 탄도미사일방어(KAMD)체계는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와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패트리엇 미사일(PAC-2) 등이 핵심 체계로, 요격보다는 탐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군사 전문가들은 군이 신형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을 도입하고 이지스함에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인 SM-3를 장착해야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진·김청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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