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키우니 초록인테리어 효과 아이들 식습관 개선에도 큰 도움 서울에 사는 주부 블로거 썸그린(somegreen·39)의 베란다와 마당에는 상추와 셀러리, 대파, 청경채뿐 아니라 마트에서 사기 쉽지 않은 콜라비, 루꼴라 등의 채소가 즐비하다. 요즘은 쌈채소 종류와 부추, 시금치, 루꼴라 등을 식탁에 자주 올린다. 취미로 아파트 베란다에서 쑥갓과 고수(코리안더), 바질을 키우다가 싹이 올라오는 모습에 반해서 100여 가지의 채소와 허브를 키우느라 아예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그는 “일반 화초류는 일 년에 한두 번 꽃을 피우지만 채소는 매일매일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성장 속도도 빨라서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채소를 키우다 보니 자연이나 환경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식탁에서 가족들과 대화도 늘고 식사도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주말농장을 찾거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직접 채소를 키워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중국산 농작물이 쏟아지고 원산지나 화학비료 성분 함량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Food’(음식)와 ‘Gardening’(경작)이라는 단어를 합해 ‘푸드닝’(Foodening)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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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 모종을 옮겨 심어 여름에 따먹을 수 있는 방울토마토. 세계일보 자료사진 |
푸드닝을 하고 싶은데 도시에 산다고 해서, 농사 짓는 건 본 적도 없다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까사스쿨 허윤경 플라워 팀장은 “15도 이상의 온도와 배양토, 햇빛, 물만 있으면 실내에서도 채소를 키울 수 있어 마당이 없다고 포기할 필요가 없다”며 “상추나 방울토마토, 미나리 등은 실내에서도 쉽게 자랄 뿐 아니라 직접 키워서 먹는 과정을 통해 초록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아이들의 식습관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초보자들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섬세한 관리 없이도 스스로 잘 자라는 ‘착한’ 작물을 선택해 푸드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상추와 방울토마토, 깻잎, 쑥갓, 고추처럼 물을 적게 주고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채소로 시작하면 흥미를 붙이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종류의 식물을 키우고 싶다면 물 주는 시기와 일조량 등이 비슷한 품종끼리 심어야 한다. 식물마다 필요한 물의 양과 물 주는 시기가 다른데 ‘뿌리 채소는 건조하게, 열매 채소는 충분히, 잎 채소는 중간 정도 물을 준다’는 기본 원칙만 기억해도 한결 수월하다.

상추는 관리가 쉽고 심은 지 30일만 지나면 그때그때 따서 각종 쌈 요리나 샐러드로 먹을 수 있다. 비교적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잘 자라며 번식력이 높다. 한두 포기만 있어도 가정에서 먹기에는 충분한 양이 수확된다. 그러나 하나의 뿌리에서 계속 자라기 때문에 잎을 딸 때는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기르는 동안 온도가 높아지면 쓴맛이 강해지므로 온도를 20∼25도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처음에는 작은 화분에 씨를 뿌린 뒤 옮겨 심는 것이 좋다. 상추는 빛을 좋아하는 식물이므로 흙을 얇게 덮어준다.
②2주일 후 본잎이 1∼2장이 되면 첫 번째 솎아내기를 한다. 잎의 형태가 좋지 않거나 작은 것은 뽑아내서 3대 정도만 남기고 솎아낸다.
③3주 후 본잎이 3∼4장 됐을 때 또 한 번 솎아준다. 남은 묘가 상처 입지 않도록 한 개만 남기고 조심스레 뽑아낸다.
④5주 후 본잎이 5∼6장이 되면 좀 더 큰 화분으로 옮긴다. 잎이 넓게 퍼지므로 20㎝ 정도 간격을 두어 심는다.
⑤본잎이 10장 정도 되면 웃거름을 한 번 준다. 상추는 바깥 잎을 잘라내 주면 오래도록 수확할 수 있다.
●여름에 따먹을 방울토마토
크기가 작은 방울토마토는 일반 토마토에 비해 병충해에 강해 초보자가 집에서 기르기 적합하고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어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다. 토마토나 가지, 고추처럼 열매를 따 먹는 채소는 모종(옮겨 심기 위해 가꾼 씨앗의 싹)으로 키우는 것이 쉽다. 토마토 모종은 4∼6월에 나오는데 줄기가 튼튼하게 잘 뻗어 있으며, 떡잎이 7∼8장 정도 나고 색이 선명한 것을 구입해야 한다. 토마토는 일조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키워야 한다.
①모종은 구입하자마자 곧바로 큰 화분에 옮겨 심는다.
②토마토는 키가 높게 자라므로 최소 1.5m 높이의 지주대를 세워주도록 한다.
③철심 노끈으로 지주대에 토마토 줄기를 묶어준다. 처음 묶을 때는 모종의 80% 정도 높이에서 지주대와 연결이 되도록 묶어주는데, 이때 모종과 지주대 사이가 엄지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의 여유를 두는 게 좋다. 나중에 줄기가 더 굵어지기 때문이다.
④꽃봉오리가 생기고 열매가 부풀기 시작하면 주 1회 유기비료를 준다.
⑤줄기의 키가 지주대 높이를 넘어서면 원줄기의 생장점 끄트머리를 잘라 생장을 막는다.
⑥본 잎 뿌리에서 곁순이 자라면 손으로 잘라내 열매에 양분이 집중되도록 한다.
⑦열매가 갈라지기 전에 꼭지를 따서 수확한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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